최근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위장결혼을 알선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2005년 이후 양국 간 국제결혼은 2배 가까이 급증, 베트남은 한국인의 국제결혼 상대 중 중국 다음으로 많은 2위를 차지한다. 브로커들은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베트남 여성에게 거액의 알선비를 받아 한국 남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관련 서류를 조작해 위장결혼을 주선한다.
3일 밤 11시 5분 방송하는 KBS 2TV '추적 60분'은, 지난해 12월 국제 위장결혼의 실태를 고발하겠다며 제작진을 찾아온 전직 브로커를 통해 위장결혼이 이뤄지는 과정을 밀착 취재했다. 위장결혼의 덫에 걸린 사람들의 삶도 들여다본다.
제작진을 찾아온 전직 브로커는 한국 남성 모집부터 서류 조작, 현지 업체와의 공모 과정을 낱낱이 고백했다. 브로커들은 한국행을 꿈꾸는 베트남 여성과 급전이 필요한 한국 남성을 연결해 주면서 이익을 챙긴다. 그들은 왜 위장결혼에 손을 뻗치는지 알선 현장을 포착해 알아본다.
베트남 현지의 신부 합숙소 실태도 공개한다. 위장결혼을 해서라도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베트남 여성들은 많은 돈을 들여서 신부 합숙소에 들어가기도 한다. 신부 합숙소는 위장결혼과 가출을 공공연히 부추기기까지 한다.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들어온 베트남 여성 A씨는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할 때는 이름뿐인 남편이 잠자리를 요구했고, 이혼 후에는 브로커가 돈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가 도움을 청할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한국에서 돈 많이 벌어 베트남의 가족 품으로 돌아가려 했던 그의 바람은 법의 보호를 받지 않는 한 상처만 남길 뿐이었다. A씨 같은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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