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미국법인은 1일(현지시간) 리콜 대상 차량의 가속페달에 강화판을 부착하고 8개 차종의 생산을 8일부터 재개한다는 내용의 리콜 사후 대책을 발표했다. 도요타 일본 본사는 이어 2일엔 사사키 신이치 (佐佐木眞一) 부사장을 내세워 전 세계 소비자를 향해 공식 사과하는 등 미국시장의 리콜 사태를 하루빨리 진정시키고 정상화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요타 해외 판매차량의 품질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사사키 부사장은 이날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도요타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콜로 소비자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태 발발 이후 본사차원의 첫 공식사과를 한 후 후속 대책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는 우선 가속페달의 문제점이 부품의 해외 아웃소싱에 따른 것이란 주장에 대해 "도요타가 생산공장을 해외로 확장한 것이 품질에 영향을 줬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해 완벽하게 신뢰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부사장은 도요타의 리콜 대책발표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점을 파악하는데 우선 주력했을 뿐, 대응을 일부러 늦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속페달에 강화판을 붙이는 정도로 과연 급가속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될 것인지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미 언론들은 보다 고차원적인 전자부품 결함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사키 부사장은 이에 대해 "미국에서 리콜할 차량에선 가속페달 끼임 현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전자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전에 바닥매트 때문에 리콜한 경우도 페달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적극적 사후대응과 함께 가속페달을 제조한 미 CTS사에 리콜비용 일부를 청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일 언론들은 "도요타는 책임소재를 조사해 부품제조사에 비용을 요구할 것"이라 내다봤다.
도요타의 이 같은 대처에도 사태의 파장은 오래갈 전망이다. 미 의회가 이달 10일과 25일 청문회를 열어 도요타의 리콜 경위, 소비자 불만접수 과정 등을 파헤치기로 했다. USA투데이는 2일 "도요타의 대책 발표를 보면 아무래도 오래 전부터 문제 원인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든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도요타에 대한 미 언론의 태도가 부드러워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도 도요타가 가속페달 결함을 1년 전 영국에서 인지한 적이 있다며 "당시 도요타측이 사례가 드물다며 결함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2일 보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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