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에 등장한 산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중국 장자제 지역의 남천일주봉이 영화 흥행에 따라 '아바타 할렐루야 산'으로 개명되었다. 장자제는 현재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바타> 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소식이다. 아바타> 아바타>
조각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바타> 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공중에 둥둥 떠 있는 할렐루야 산이다. 이 거대한 산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에 묘사된 부유하는 섬 라퓨타 또는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 성> 을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3D영상으로 표현된 할렐루야 산은 비상(飛上)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피레네> 걸리버> 아바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꿈은 하늘을 나는 것이다. 날개 없는 동물인 인간은 중력의 힘으로부터 벗어나 새처럼 훨훨 나는 것을 꿈꾸어 왔다. 태양을 향해 날아올랐던 이카로스는 비상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도전과 꿈의 상징이다.
2,500만 년 전, 인간이 나무 위에 살았던 시기의 가장 큰 공포는 중력이라고 하는 치명적인 힘이었다. 단 한 번의 사소한 실수도 나무 포유류를 즉각 죽게 만들 수 있었다. 중력에 대한 공포는 인간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데 깊은 영향을 미쳤다. '위'와 '아래'는 중력에 관련된 단어로 위는 신, 천국, 초월, 비상, 고결함을 뜻하는 데 반해 아래는 지옥, 악마, 실패, 추락, 좌절 등의 부정적인 뜻과 연결되어 있다.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라고 외쳤던 이 상의 절규는 지표면적 인간의 현실을 벗어난 자유와 초월의 동경이다.
크고 무거운 돌을 자르고 깎는 조각가들이나 피라미드와 같은 거대한 건축물을 지었던 석공들의 꿈은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 조각가와 석공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무거운 돌을 하늘로 띄우고 싶어하는 불가능한 욕망에 시달려왔다. 중세의 석공 길드에서 시작된 비밀결사단체 프리메이슨(Freemason)의 목적은 공중에 뜨는 돌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들은 비밀리에 돌을 띄우는 방법을 연구했다.
프리메이슨의 강렬한 욕구는 800년 전, 고딕 성당의 구현으로 나타난다. 첨형 아치와 공중 부벽의 원리를 이용해 하늘에 도달한 석탑, 고딕 성당은 말 그대로 공중에 띄워진 거대한 돌이었다. 평야의 한복판에 떠 있는 높이 90m의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 첨탑은 수km 밖에서도 눈에 보인다. 건물의 무게를 허공에 분산시키며 무겁고 세속적인 모든 것을 제거해 버린 고딕 성당의 경쾌함은 초월적이다.
중세 프리메이슨이 그랬던 것처럼 <아바타> 는 새로운 영상 기법으로 무거운 돌을 허공에 띄운다. 그것은 인천 공항을 박차고 오르는 거대한 항공기의 무감동한 기계적 비행이 아니라 감성적인 비상, 풍부한 상상력의 비상, 다듬지 않은 원형질의 비상이다. 아바타>
할렐루야 산은 7년 전, 파리 디즈니랜드에 놀러 갔던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는 피터 팬의 방에 들어갔다. 불이 꺼지고 창문이 활짝 열렸다. 우리를 태운 수레는 창문을 통해 갑자기 하늘로 날아올랐다. 창문 밖으로 날아오른다는 것은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이자 자유였다. 모두 다 탄성을 질렀다. 우리는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의 상공을 유연하게 비행하고 있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그 날의 비상을 나는 시적 비행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공중에 부유하는 할렐루야 산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꿈이자 조각가의 꿈을 충족시키는 시적 비상이었다. 그 환상적인 장관은 잠시나마 중력과 현실의 무게를 잊어버리게 한다.
전강옥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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