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마침내 날아오를 시간이다.
눈과 얼음의 축제, 제21회 밴쿠버동계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80개 나라 5,000여명의 선수단은 현지시간 12일 오후 6시, 한국시간으로는 13일 오전 11시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15개 종목에 걸려 있는 금메달은 총 86개. 지난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메달과 인연을 맺은 한국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5-10-2018 프로젝트'를 내세운다. '5'은 금메달 5개 이상, '10'은 두 대회 연속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뜻한다. 또 다양한 종목에서의 선전은 내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낭보를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바로 7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평창의 3번째 도전 성패도 이때 엇갈린다.
이번 대회 스포트라이트는 역시 '피겨퀸'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 여자싱글이다. 지난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전부 우승하며 정상을 확인한 김연아는 24일(이하 한국시간)과 26일 각각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나서 한국피겨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이상 일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등이 김연아의 우승을 위협할 경쟁자로 꼽히지만, 객관적 전력상 김연아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이후 12차례 1위를 차지하는 동안 한 차례도 3위 밖으로 밀리지 않을 만큼 기복 없는 연기를 뽐냈다. 토론토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는 19일 밴쿠버에 짐을 푼다.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의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도 든든하기는 마찬가지다. 올림픽 출전이 벌써 5번째인 맏형 이규혁과 2006년 토리노대회 500m 동메달리스트 이강석이 스피드대표팀 사상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서고, 장거리 전문 이승훈, 단거리 기대주 모태범 등이 화려한 비상을 벼르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단거리 간판 이상화가 독일, 중국 등과 메달 색깔을 다툴 전망이다. 스피드대표팀은 최근 월드컵과 스프린트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면서 메달 퍼레이드를 기대케 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의 금메달(17개)을 전부 책임진 쇼트트랙대표팀은 금메달 6개를 쓸어 담았던 4년 전 토리노대회에서의 기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목표는 금메달 3개 이상. 남녀 3관왕의 주인공 안현수와 진선유가 빠졌지만, 이호석과 성시백, 이정수가 건재하고, 조해리, 김민정 등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올림픽 계주 5연패에 도전한다. 한국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은 14일 펼쳐지는 스피드 남자 5,000m(이승훈)나 쇼트트랙 남자 1,500m(이호석, 성시백, 이정수 등)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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