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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버블 붕괴'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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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버블 붕괴' 경고등 켜졌다

입력
2010.02.0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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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세계 경제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브릭스(BRICs) 신흥경제국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국ㆍ인도가 1일 발표한 제조업 업황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해당국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지수는 이날 1.6%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과열과 자산가격 거품붕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잇따라 신흥국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HSBC은행이 1일 발표한 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7.4를 기록해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PMI는 기업들에게 경기전망을 물어 지수화한 것으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물류구매연합회의 PMI는 55.8을 기록해 12월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50을 훌쩍 넘었다. HSBC은행 인도 제조업 PMI역시 1월 57.6을 기록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인도의 경기회복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증시 반응은 정반대였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일 한 때 115.65포인트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1월 15일 126.77까지 오른 후 불과 보름 남짓에 10%가량 떨어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경기 회복속도가 기대보다 빠르게 나타나자 당국의 긴축정책 강도가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과 그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 우려 때문에 아태지역 주가와 화폐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은행들의 1월 대출증가율은 1조6,000억위안(약 274조원)을 기록해 당국의 억제목표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과열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단행된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도 역시 12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대비 7.31%나 오르는 등 경기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신흥경제국 브라질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AFP통신은 “브라질 경제에 자산버블 붕괴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1월중 8% 하락해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상파울루 증시 역시 1월 한달간 4.65% 하락하며 15개월 만에 월간 최대하락폭을 보였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적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고,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 적자도 커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지난주 “브라질과 인도 등지에서 버블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런 위험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도 1일 “1월의 아시아지역 경제지표는 1분기에 빠른 회복세와 함께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신흥국 정부들은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며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까다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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