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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서역서 온 황금보검 주인은 신라 고위층" 경주박물관서 특별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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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서역서 온 황금보검 주인은 신라 고위층" 경주박물관서 특별전 열려

입력
2010.02.0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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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서역에서 들여온 황금보검을 찬 남자는 누구였을까.

국립경주박물관이 경북 경주시 계림로 14호묘에서 발굴한 유물에 대한 조사 보고서 발간에 맞춰 주요 출토품을 일반에 공개하는 특별전 '황금보검을 해부하다'를 2일 개막했다.

1973년 발굴된 14호묘에서는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화살통, 금실과 은실로 용무늬를 박아 넣은 말안장 등 화려한 유물 270여점이 나왔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아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보검(보물 635호).

황금보검 자체도 특이한 유물이지만 두 남자가 나란히 안장된 형식으로 인해 '14호묘의 주인은 누구일까' 하는 의문은 오랜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박물관 윤상덕 학예연구사는 "나란히 묻힌 것으로 봐서 순장 형태로 보기는 힘들고, 전쟁에 나갔다 함께 죽어서 돌아온 전우이거나 돌림병으로 같이 죽은 형제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 학예연구사는 "<삼국사기> 834년 기사에 따르면 진골 이상 계급만 무늬 있는 비단옷을 겉옷으로 입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비슷한 비단이 출토된 것으로 미뤄 14호묘의 주인은 상당히 높은 신분의 남자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14호묘가 6세기 초의 무덤인 만큼 <삼국사기> 의 내용으로 구체적 계급까지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금보검은 중앙아시아 흑해 연안에서 생산돼 당시 신라로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은 거의 똑같은 유물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발굴된 적이 있고, 황금에다 석류석 등을 감입(嵌入)하는 것이 흑해 연안의 고유 기술이라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박물관은 "황금보검은 피장자의 높은 신분뿐 아니라 6세기 초 신라의 활발한 대외 교류를 보여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지난해 12월부터 특별전을 위한 보존 처리를 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황금보검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부식돼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철검이 칼집 속에 녹슨 채 꽂혀 있는 것이 발견돼 이번에 분리 공개됐다. 당초 마노로 알려졌던 칼집의 붉은 보석은 석류석으로 판명됐다. '황금보검을 해부하다'전은 4월 4일까지 계속된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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