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시작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전주4대륙피겨선수권대회가 30일 막을 내렸다. 여자싱글은 세계랭킹 1위 김연아(고려대)가 불참한 가운데 3위 아사다 마오(이상 20ㆍ일본)가 우승으로 자존심을 회복했고, 한국의 곽민정(16ㆍ수리고ㆍ57위)은 6위에 오르며 밴쿠버동계올림픽(13~3월1일) 전망을 밝혔다. 또 김연아를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49ㆍ캐나다) 코치는 또 다른 제자 애덤 리폰(21ㆍ미국ㆍ11위)의 남자싱글 우승으로 어깨를 폈다.
아사다의 아브라카다브라, 밴쿠버에서도?
개인 최저점(150.28점) 등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아사다는 4대륙대회에서 183.96점으로 우승,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13개월 만의 국제대회 정상 등극. 한국에서 벌어진 3차례 대회에서 전부 우승하는 인연도 이어갔다. 아사다는 30일 갈라쇼에서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져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가요에 맞춰 춤을 췄다.
아사다로선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왼발 바깥 에지로 앞으로 점프해 3.5회전ㆍ기본점수 8.2점)을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전부 성공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토록 매달렸던 트리플 악셀의 성공에도 프리 점수가 126.74점에 그쳤다는 점은 아사다에겐 짐일 수밖에 없다. 라이벌 김연아의 경우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대회에서 트리플 플립을 아예 포기하고도 역대 최고점인 133.95점을 받았다.
아사다는 일본 주쿄대 아이스링크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할 예정이다. 건강 악화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타티아나 타라소바(63ㆍ러시아) 코치의 공백이 불안요인이다.
리틀 김연아도 덩실, 오서도 덩실
"연아 언니처럼"을 외치던 '김연아 장학생' 곽민정은 시니어 데뷔무대인 4대륙대회에서 단단히 일을 냈다. 최근 익힌 트리플 루프를 첫 실전에서 무난히 소화하는 등 프리 4위(101.03점)-쇼트 7위(53.68점)를 기록, 총점 6위(154.71점)에 올랐다. 아사다의 개인 최저점보다 높은 기록이자 개인 최고점을 40점 가까이 끌어올린 깜짝 활약. 김연아 이후를 걱정하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곽민정의 출현이 반갑기만 하다.
제자 크리스티나 가오(미국ㆍ여자싱글 69위)와 애덤 리폰의 올림픽대표 탈락으로 주춤한 오서 코치도 기대주 리폰의 4대륙대회 우승으로 기지개를 켰다. 리폰은 프리에서 개인 최고점인 156.22점을 기록, 총점 225.78점(쇼트 69.56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랭킹 1위 토마스 베르너(체코)의 개인 최고점(232.67점)에 바짝 다가선 기록이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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