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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복직투쟁 노동자 2명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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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복직투쟁 노동자 2명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0.02.0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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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복직 투쟁을 벌이던 해고 노동자 2명이 복직 투쟁 사무실로 쓰던 컨테이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1일 오전 2시 55분께 경북 경주시 안강읍 공설운동장 인근 풍산해고자협의회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풍산금속 해고 노동자인 정병구(46) 권태근(45)씨가 숨졌다. 두 사람은 모두 풍산금속을 상대로 해고 복직 투쟁을 벌여 온 노동자들로 전날 밤에도 동료들과 복직대책회의를 가진 뒤 이곳에서 잠을 자다 변을 당했다.

두 사람이 해고된 것은 89년 1월. 풍산금속 안강공장에서 임ㆍ단협이 결렬되자 파업 농성을 벌인 것이 이유였다. 정부는 군수업체라며 파업 해산 과정에 군 병력까지 동원했고, 회사는 불법 파업이라며 이들 두 명을 포함한 25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자 25명은 모두 현재까지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6년 전부터 모 우유 업체 냉동탑차를 운전했지만 100만원 남짓한 월급으로 2남 1녀를 먹여 살릴 수 없었다. 부인 이씨(43)도 식당일을 하면서 거들고 나섰지만 살림이 팍팍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병역특례로 입사했던 권씨는 "병력을 마치면 복직시켜 주겠다"는 회사의 말만 믿고 92년 현역제대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는 선반기능공으로, 부인은 화장품외판원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려운 삶을 살아가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2008년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 심의 위원회'가 회사에 25명에 대한 복직권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복직권고는 무력했다. 회사는 "현장 업무에서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돼 복직시킬 수 없다"며 버텼고 이들은 이날 밤에도 언제 이뤄질지 모를 복직에 고민하다 화마에 스러졌다.

김택관 풍산금속해고자협의회 총무는 "정의감이 강한 두 사람이 힘겹게 살면서도 명예 회복을 위해 복직 하나만 바라보며 버텼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고개를 떨궜다.

경주= 전준호 기자 jhjun@hk.co.kr

은윤수 기자 newse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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