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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페더러 '영국의 희망'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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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페더러 '영국의 희망' 꺾다

입력
2010.02.0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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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 1위ㆍ29ㆍ스위스)는 역시 큰 승부에 강했다.

상대 앤디 머레이(5위ㆍ23ㆍ영국)와 역대전적에서 4승 6패로 뒤져있었지만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앞에 놓고선 무서운 집중력으로 코트를 누볐다. 자신보다 6살 아래이자 28일 결승에 선착, 3일 동안 휴식을 취한 머레이 보다 하루 덜 쉬었지만 피곤한 기색도 없이 2시간 41분 동안 경기장을 펄펄 날아 다녔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시기에 관계없이 호주, 프랑스, 윔블던, US오픈 등 4대 메이저 대회 우승) 달성,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15회) 등 테니스 선수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린' 페더러가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31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페더러가 '영국의 희망' 머레이를 3-0(6-3 6-4 7-6)으로 일축하고 16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상금은 210만 호주달러(한화 21억7,000만원).

페더러는 이로써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탈환에 성공, 호주오픈에서만 통산 4차례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페더러는 이 대회에서 2003년과 2006년, 2007년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페더러는 특히 2008년 프랑스오픈을 시작으로 메이저 8개 대회 연속 단식 결승에 올라 6차례 우승을 챙겼다.

1,2세트를 1시간 29분만에 손쉽게 따낸 페더러는 3세트에서 머리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게임스코어 2-5까지 뒤졌으나 연속 3게임을 따내 5-5 동점을 만든 뒤 결국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3-11로 마무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36년 US오픈 챔피언 프레드 페리 이후 74년 만에 영국 선수로 메이저대회 단식 제패에 도전했던 머레이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3세트에서 세트포인트를 5번이나 잡고도 살리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머레이는 고국팬들의 열렬한 성원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에 그치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단식에서는 '흑진주' 서리나 윌리엄스(1위ㆍ미국)가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서리나는 쥐스틴 에넹(벨기에)을 2-1(6-4 3-6 6-2)로 꺾었다. 대회 통산 5번째이자 메이저대회 통틀어서는 12번째 단식 정상에 올랐다.

2008년 5월 세계 1위를 지키다 갑자기 은퇴했던 에넹은 올해부터 현역에 복귀했지만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러 복귀 후 첫 우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최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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