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글로벌 리더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손맛'의 주인공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밤(Korea Night)'행사에서 맛깔스럽고 다채로운 한식으로 외국 귀빈들의 탄성을 자아낸 박효남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총주방장(상무).
29일 전경련과 호텔업계에 따르면, 박 상무는 28일 밤(현지시각) 다보스 모로사니 슈바이처호프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한국의 정(情)과 높아진 국력을 콘셉트로 한 상차림을 선보였다. 세종호텔 등 국내 4개 특급호텔의 조리장 15명을 진두지휘하며 차려낸 만찬이었다.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 여사는 준비 과정에서 12가지에 이르는 전채 요리와 6가지 메인요리, 4가지 후식 등 22개 요리 전부를 일일이 '감수'하면서 박 상무와 손을 맞췄다. 특히 메인 요리 중 '닭강정(닭고기에 양념을 해서 튀김가루로 튀긴 후 강정소스와 바비큐 소스로 버무린 것)'은 김 여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는 조리 30년 경력의 프랑스 요리 전문가로, 2001년 전 세계의 힐튼호텔 체인 중 처음으로 현지인 출신 총주방장에 오른 인물. 앞서 여러 차례 한식 행사에서 김 여사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박 상무는 "음식은 문화이며 국력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이번 만찬으로 전 세계 경제리더들이 한국의 높아진 국력을 느끼고 우리 농산물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소개된 음식들은 한국의 멋을 최대한 살려 이채로우면서도 외국인 입맛에 부담이 없게끔 간을 맞췄다는 후문이다. 진도 특산물 전복을 볶아 백김치로 복주머니처럼 싼 '전복보쌈김치'와 시금치, 백년초, 흑임자 등을 이용해 전병을 만들어 쇠고기와 야채를 이용해 감싼 '오색밀쌈' 등 전채요리는 모양과 맛 모두에서 외국 귀빈의 탄성을 자아냈다고 전경련 측이 전했다.
메인요리 가운데 김 여사가 추천한 '닭강정'과 버섯, 대파를 곁들인 '갈비꼬치구이' 등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번 만찬의 모든 재료는 울진 대게, 진도 전복, 통영 굴, 봉평 메밀가루 등 지역의 신선한 특산물로 꾸며졌다. 영국 AVIVA PLC의 아만다 매킨지 마케팅 담당 사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그린'과 '웰빙' 이미지에 딱 맞은 음식"이라고 호평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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