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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 J D 샐린저 91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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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 J D 샐린저 91세로 별세

입력
2010.01.3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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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의 작가 J D 샐린저(사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코니시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그의 에이전시인 해럴드 오버 어소시에이츠가 28일 밝혔다. 향년 91세.

뉴욕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사업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샐린저는 제도교육에 적응하지못하고 여러 고교와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을 옮겨 다니다 스물한 살 때인 1940년 단편소설 '젊은이들'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정말로 이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내 거지 같은 유년시절이 어떠했으며 또 내가 태어나기 전 우리 부모님이 무엇을 하셨는지 따위를 알고 싶을 겁니다"라는 주인공의 냉소적인 독백으로 시작되는 1951년 작 <호밀밭의 파수꾼> 은 그의 경험을 담은 일종의 반(反) 성장소설로, 샐린저에게 '20세기의 가장 문제적인 미국 작가'라는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물질주의가 팽배했던 1950년대 미국 사회에 회의를 품은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되는 이 소설 제목의 '호밀밭'은 허위와 위선이 없고 참다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매년 25만부 이상 팔리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6,000만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학교생활 부적응, 음주, 혼전 섹스, 동성애 등을 다룬 <호밀밭의 파수꾼> 은 많은 학교에서 금서로 낙인 찍힌 반면 열렬한 추종자들도 낳았다.

1980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채프먼은 체포된 뒤 범행 동기로 이 책을 언급했으며, 1981년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한 존 힝클리의 모텔 방에서도 이 소설이 발견됐다.

하지만 샐린저는 1953년 코니시에 정착한 후 50년 이상 외부세계와 담을 쌓은 채 지냈다.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 작품에 작가 소개조차 넣지 않았고 표지에 실린 자신의 사진을 빼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단편소설 '해프워스 16, 1924년'(1965)이 그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김욱동 한국외대 교수는 "샐린저는 데이비드 소로, 마크 트웨인 등이 보여준 '개인과 사회 사이의 긴장과 갈등'이라는 미국문학의 특징을 계승한 빼어난 작가"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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