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글ㆍ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창비 발행ㆍ64쪽ㆍ1만2,000원
책의 양쪽을 잡고 서서히 펼치면! 그림 속 비둘기가 날갯짓을 하고, 커다란 손이 읽는 이에게 손짓을 한다. <마음의 집> 은 착시 현상으로 평면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신기한 그림책이다. 지은이들은 우리가 좀처럼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단어 '마음'을 '집'에 빗대 그리고 썼다. 마음의>
그림을 그린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50)의 책은 국내에도 여러 권이 나와있는데, 이번에도 그 신선한 발상이 매력적이기만 하다. 책장을 열면 닫혀 있던 마음이란 집의 문이 열리며 안쪽이 보인다. "기분이 나쁠 땐 마음의 집 안에 있는 화장실 변기 손잡이를 누르라"며 마주보는 두 면에 각각 양변기 버튼과 손을 그려 넣었다. 책장을 닫으면 손이 버튼을 누르게 된다.
성질 급한 어른들이 빠르게 책장을 넘기다가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꼼꼼히 보면, 마음의 속성을 기발하게 표현한 글과 그림에 감탄하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맨 뒷장 은박지에 얼굴을 비춰보자. 내 마음은 어디에 있나? 오늘은 무슨 마음이지?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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