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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검찰 수뇌부 20여명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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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검찰 수뇌부 20여명 만났다

입력
2010.01.3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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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대검찰청 고위 간부 20여명이 최근 시내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법개혁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법무ㆍ검찰 수뇌부의 집단 회동 사실만으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29일 법무부와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께 서울 중구 한 중식당에서 이귀남 법무장관과 김준규 검찰총장이 만나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법무부에서는 황희철 차관과 최교일 검찰국장 등 국장급 간부들이, 대검에선 차동민 차장검사, 김홍일 중앙수사부장 등 검사장급 인사들이 대거 배석했다. 만찬 장소를 법무부(과천)나 대검(서초동)과 멀리 떨어진 강북지역으로 잡은 것은 공연한 오해나 구설을 피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바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법무, 검찰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 법조계 안팎에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은 1개월 전 잡힌 의례적인 만남이라고 확대해석을 꺼렸다.

대검 관계자는 "두 달 전 이 장관이 김 총장과 대검 간부들을 만찬에 초대했는데, 이번에 김 총장이 그 화답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신년회를 겸한 친목 도모 차원"이라고 했다.

만찬은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2시간 넘게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장관과 총장의 기수가 역전돼 다소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달리 이 장관과 김 총장은 친밀함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차관은 건배사에서 "이귀남(李貴男) 장관과 김준규(金畯圭) 총장의 이름에 밭 전(田)자가 공통으로 들어가서인지 서로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유머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고량주를 나눠 마신 후,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까지 돌리며 덕담을 나눴다. 이 장관은 서열상 김 총장보다 위이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김 총장(11기)이 이 장관(12기)보다 위이다.

만찬은 밤 9시20분께 마무리됐으며, 이 장관이 먼저 나오고 1,2분 뒤 김 총장도 자리를 떴다. 김 총장이 이 장관을 예우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 목격자는 "서로 웃는 모습으로 헤어졌고, 일부 간부들은 자리를 옮겨 얘기를 더 나눴다"고 했다. 만찬 비용은 김 총장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부인하지만, 이 자리에서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법원-검찰 갈등과 정치권의 사법개혁 움직임에 대한 대응방안 등이 논의됐을 거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그러나 한 참석자는 "직접적으로 일(사법개혁) 얘기는 하지 않았고, 그저 유쾌한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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