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조만간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순 없지만 아마 연내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말해 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지 우리가 유익한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양측 간 화해와 협력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나는데 조건이 없어야 하고 그러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10월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회동해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한 이래 남북이 꾸준히 물밑 접촉을 해서 상당 부분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올해 어느 시점에 어디에서 만나 어떤 의제를 놓고 논의할 것인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간 우리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핵 문제에 대한 일괄타결 방식인 '그랜드바겐'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해온 점을 감안하면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보다 대화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면서 "시간을 끌면서 핵 문제 해결을 늦추는 과거 전략을 쓰는데, 이런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서해안 포 사격과 관련 "포탄은 일단 NLL(북방한계선) 북쪽 경계선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북한이 극한 상황에 처했거나 혹은 붕괴 직전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7일간의 인도ㆍ스위스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30일 귀국한다.
다보스=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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