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누르고 아래서 받고.' 스마트폰을 앞세운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와 세계 5위 모토로라의 삼성전자(세계 2위) 견제가 만만치 않다.
노키아는 29일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20억 유로, 순이익 9억4,8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줄었지만 순이익은 65% 급증했다. 노키아의 4분기 휴대폰 판매량도 스마트폰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억2,690만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5.4%로 전년 동기(12.1%) 대비 3.3% 포인트 증가했다.
노키아의 순이익이 급증한 배경에는 스마트폰이 자리잡고 있다. 노키아의 경우 국내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해외에서는 세계 1위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노키아의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0%로, 전년 동기 대비 31%에서 대폭 증가했다.
노키아는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안드로이드폰'과 경쟁하기 위해 무료 길 안내 기능과 터치 화면, 인터넷 검색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노키아의 올리 페카 칼라스브오 최고경영자(CEO)는 "신흥 시장에서 지속되는 성공과 스마트폰의 판매 성과가 4분기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모토로라도 지난해 4분기에 매출 57억2,300만달러, 영업이익 1억6,300만달러를 기록했다. 휴대폰 사업 부문은 1억3,2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1분기 5억900만달러의 적자에 비하면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모토로라 역시 실적 개선의 이유를 스마트폰에서 찾고 있다. 휴대폰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산제이 자 모토로라 사장은 "스마트폰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올해에는 최소 20개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인 제품과 운영 효율성을 높여서 휴대폰 적자를 줄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 사는 스마트폰을 통해 삼성전자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애플, 구글까지 스마트폰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제품군을 강화해 맞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은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여서 전분기보다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과 터치폰 등 전략 제품의 종류를 늘려 신흥 시장 위주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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