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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입시보다 치열한 '외고학원 입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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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입시보다 치열한 '외고학원 입시 전쟁'

입력
2010.01.3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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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입시를 꿈꾸는 예비 중3 학생들에게 외고전문 학원에 들어가는 것이 외고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명문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선 대입 때나 있을 법한 재수 삼수 등 입시 스트레스를 톡톡히 치러야 한다. 외고 전형방식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중3 학생들의 관심은 오로지 학원 합격여부에 쏠려 있다. 명문 학원 합격이 외고합격의 지름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명문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개인과외를 받고, 다른 학원 몇 개를 징검다리로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강남에서 유명한 송파구 방이동의 A어학원, 대치동의 B, C어학원 등은 모두 영어전문인데, 문법 독해 듣기 등 자체적으로 준비한 시험을 치른다. 대부분 절대평가 방식이지만 난도가 고3 수준인데다 각 지역에서 잘한다는 학생들만 몰려들기 때문에 합격의 문은 바늘구멍이다.

A어학원의 수강생은 중3 수험생만 800여명에 달하다. 성적에 따라 P반부터 SS반까지 11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맨 아래 등급인 P반만 돼도 다른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다는 게 학생들의 얘기다. 시험은 매일 있지만 1인당 한 달에 한 번밖에 볼 수 없다. 할당된 영어단어를 외우지 않으면 새벽 2시까지 남겨놓는 걸로 악명이 높다.

오후 5시. A어학원엔 해커스토플 단어장과 개인 단어장을 쥔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두 앞은 안보고 공책만 들여다보고 있다. 유모(15)군은 "이곳에 오기 위해 영어과외와 함께 다른 학원을 동시에 다녔다"고 했다.

대치동의 C어학원은 체벌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원생은 "단어를 안 외우면 '엉덩이를 뜯어버리겠다'고 고함을 지르고 숙제를 안 해오면 손바닥을 엄청 때린다"고 했다. 그러나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학생들에겐 가고 싶은 학원으로 손꼽힌다. 송파중 안모(16)양은 "학교 내신이 1%에 해당될 정도로 성적이 좋았지만 C학원의 평일반은 시험 커트라인이 높아 들어가지 못하고 한 단계 아래인 주말반을 다녔는데 다행히 이번에 대원외고에 합격했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입시학원과 관련한 각 인터넷사이트에는 명문 학원으로 불리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 해당 학원의 문제 출제 유형이나 공부 방법 등을 묻는 질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들의 개인과외도 유명학원 입시 수단으로 전락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학교공부 향상보다는 어디어디 학원만 붙게 해달라는 학부모가 많다"고 했다.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학원 서열화는 학교에서의 성적에 대한 열등감이 학원으로까지 이어져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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