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20ㆍ일본)가 김연아(고려대)의 나라에서 자존심을 세우는 데 '일단' 실패했다.
세계랭킹 3위 아사다는 27일 전주 화산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7.22점을 기록, 38명 중 3위에 그쳤다. 57.22점은 아사다가 지난해부터 출전한 7개 대회에서 올린 성적 중 두 번째로 낮은 점수다. 최저점은 10월 그랑프리 2차대회에서 기록한 51.94점. 당시 총점이 150.28점에 머문 아사다는 개인 최저점 '굴욕'을 떠안았었다.
이날 36번째로 링크에 나서 주제곡 '가면무도회'에 몸을 맡긴 아사다는 8개 과제 중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부터 회전 수 부족으로 삐끗했다. 왼발 바깥 에지로 도약해 3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은 기본점수(8.2점)가 가장 높은 점프. 아사다는 지난해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 탓에 슬럼프에 시달렸으나 최근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4.62점(비공인)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5일 입국 후 공식연습에서도 쾌조의 점프 감각을 뽐내 기대를 한껏 부풀렸으나 정작 실전에서는 2% 부족했다.
아사다는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뒤로 반 바퀴 돈 뒤 왼발 안쪽 에지로 점프해 3회전ㆍ기본점수 5.5점)에서도 실수를 저질렀다. 디딤발을 헛디딘 탓에 한 바퀴에 그친 것. 이후 나머지 과제들을 큰 무리 없이 통과한 아사다는 프로그램 시간(2분50초) 초과로 1.00점 감점까지 당했다.
아사다의 부진 속에 스즈키 아키코(25ㆍ일본)가 58.88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의 곽민정(16ㆍ수리고)은 7위(53.68점)로 선전했다. 53.68점은 이날이 시니어 데뷔전인 곽민정의 개인 최고점이다.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프리스케이팅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전주=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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