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인도 공화국 선포 60주년을 맞아 뉴델리 대통령궁 앞 중앙도로에서 진행된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공화국 선포일(Republic Day)'로 불리는 이날은 1950년 1월 26일 연방제와 민주주의를 골자로 한 헌법이 발효됨으로써, 영국 연방 자치령이던 인도가 공화국으로 재탄생한 날이다.
인도는 1975년 이후 깊은 우호 관계에 있는 외국 국가원수를 이 행사의 주빈으로 초청해 왔다.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지난해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 이어 올해에는 이 대통령이 주빈이 됐다.
이 대통령은 인도 육ㆍ해ㆍ공군 부대와 낙타 부대, 코끼리 부대 등의 행진과 전통 음악, 오토바이 묘기 등 문화 퍼레이드를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과 만모한 싱 총리 등 인도 주요 인사들과 함께 참관했다.
이 대통령은 저녁 대통령궁에서 열린 파틸 대통령 주최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 양국 관계 격상에 따른 사회 전 분야의 교류 협력 확대를 재차 강조했다.
전날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원전 건설 참여 요청에 대해 "한국의 에너지 산업 역량을 인도가 받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던 싱 총리는 이날 리셉션에서도 양국간 우호 증진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00여명의 재 인도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첫번째나 두번째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위기관리적 자세에서 정부나 기업도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가 행정과 인프라 등이 부족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기에 양국이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체결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포들은 CEPA 발효에 발맞춰 우리 기업의 대 인도 투자 지원 등을 건의했다. 1954년 반공포로 8명이 정착한 것으로 시작된 인도 동포 사회는 현재 380여개 기업의 주재원 등 8,000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한편 이날 뉴델리 전역에 테러경계령이 내려지면서 양국 경호당국은 이 대통령 내외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 외국 주빈과 함께 인도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이날 행사가 현지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 내외가 시내 한복판에서 행사를 참관했기 때문에 경호당국은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이 대통령 내외 근접 경호원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통신기기 등을 통한 테러 가능성에 대비, 첨단 장비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인도 보안군 병력 1만8,000여명은 시내 곳곳에서 검문 검색을 벌였고, 공군 헬기들은 공중 테러에 대비해 온 종일 뉴델리 상공을 정찰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3박 4일간의 인도 방문을 마치고 제40차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한다.
뉴델리=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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