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발표한'고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개편 후속방안'은 한마디로 외고 입시 개편안이다.
골자는 2011학년도 외고와 국제고 입시부터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영어 내신과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뽑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각종 수상실적이나 영어를 제외한 교과 성적은 전형에서 아예 빼는 것도 주목을 끈다.
또 고교 입시에 사교육 영향 평가제를 도입한다. 사교육 유발 요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 1단계는 영어성적만 반영
자기주도학습전형은 고교 입시에서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올해 입시부터 새로 선보인다.
학생의 잠재력과 자기주도 학습능력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외고 국제고 전형과 자립형 사립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학교 등의 전형 방식이 약간 다르다.
외고와 국제고는 1ㆍ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영어성적(160점)과 출결로 일정 비율을 선발하며, 2단계에서 영어성적 160점과 면접 40점을 합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교과부 관계자는 "영어성적과 면접 반영비율은 시도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 성적은 중학교 2,3학년 4학기만 반영하며, 입학원서에는 9등급으로 환산된 영어 등급만 기재하게 된다.
교과부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위해 학교별로 입학전형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고, 위원회에는 교육청이 위촉한 입학사정관이 참여토록 했다.
주목되는 면접
입학전형위는 학생들이 낸 학습계획서와 학교장 및 교사 추천서, 영어성적과 비교과 활동 내용이 들어있는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면접을 하게 된다.
학습계획서에는 지원 동기와 자기주도학습 경험 및 학습ㆍ진로 계획 , 봉사 및 체험활동, 독서경험 등을 각각 6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단 각종 인증시험 점수, 경시대회 입상실적 등은 기재할 수 없다. 독서경험란에는 본인이 읽은 책 중 2권을 선정해 내용과 감상을 적으면 되지만 대리 작성이나 표절 사실 등이 발견되면 0점 처리된다.
교사추천서는 학생의 전공의지 및 진로계획, 학교 내 봉사활동 등이 주된 내용이 돼야 한다.
면접에 참여하는 입학사정관은 시도 교육청에서 입학사정관 특별연수를 거친 경력이 있어야 하며, 입학사정관풀을 구성해 이 중 임의로 선발하는 절차를 따르게 된다.
사교육 영향 평가제 도입
교과부는 외고 입시 등의 대폭 개선 외에도 고교 입시로 인한 사교육 유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교육 영향 평가제'를 연말부터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외고, 국제고, 과학고, 국제중 등 학교별 전형을 하는 학교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자체적으로 사교육 유발 여부를 점검한 뒤 학교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시도교육청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과부 측은 "필기고사 실시 여부,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 시험 실시 여부, 중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넘는 입학전형 실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잡한 고교 유형도 4개로 단순화된다. 일반계고는 일반고로 명칭이 바뀌며 전문계고와 특성화고가 '특성화고'로 일원화 된다.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 기숙형고는 모두 '자율고'체제가 된다.
■ 용어정리
자기주도학습전형= 외고 등에 새로 도입되는 입시 제도. 학생이 사교육 등 외부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갖췄는지 등을 주로 평가하게 된다.
학습계획서= 외고 전형 등에 수험생이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지원동기, 학습과정, 진로계획, 봉사ㆍ체험활동, 독서경험 등을 기재한다. 영어, 한국어, 한자 등 각종 인증시험 점수, 경시대회 입상 실적 등은 기재할 수 없다.
교사추천서 = 전공 및 진로 평가, 학습 과정 평가, 봉사ㆍ체험활동 평가, 독서활동 평가 등이 주요 항목이다.
고입 사교육 영향평가 = 특수목적고 등의 입학 전형에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 평가한다. 편법으로 수상 실적이나 인증시험 점수를 반영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시행하는 학교 등에 도입된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사진=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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