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계속된 스리랑카와 타밀 반군의 내전이 반군의 패배로 지난 해 5월 종식된 뒤 첫 민주적 투표를 통한 대통령 선거가 26일 스리랑카에서 실시됐다.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오후 4시까지 전국 1만1,000여 투표소에서 제 7대 대통령 선거 투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유권자는 총 1,408만 명이다.
선거결과는 투표 종료 후 24시간 정도 지나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무려 900여 차례의 테러가 자행됐지만, 투표는 예정대로 이뤄졌다.
22명의 후보자가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다수인 싱할리족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마힌다 라자팍세(64) 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상태다. 그에 맞서 내전을 진두지휘한 '전쟁 영웅' 사라스 폰세카(59) 전 합참의장이 강력한 라이벌로 부각되고 있다. 폰세카도 싱할리족 출신인데다, '반(反) 라자팍세'정서를 가진 타밀족 정당 등의 지지와 전직 대통령인 찬드리카 쿠마라퉁가의 지지까지 확보해 라자팍세를 위협하고 있다.
두 후보는 2005년부터 각각 군 통수권자와 최고사령관으로서 상호 협력해 타밀 반군을 축출했으나 내정종료 후 정적이 됐다.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야당 후보 측근 4명을 포함해 총 5명이 총기난사와 폭발사건으로 숨졌다.
내전이 종료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타밀족의 생활은 여전히 열악하다. 아랍의 알 자지라 방송은 "타밀족들이 무너진 생활 터전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당수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혀 있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타밀족은 독립을 위한 내전 중 8만~1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전 종식 후에도 30만 명이 수용소에서 갇히는 고초를 겪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