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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지하상가 하나로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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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지하상가 하나로 잇는다

입력
2010.01.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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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에서 쇼핑을 한 A씨 등 일본인 관광객 일행은 숙소인 명동 입구를 들러 덕수궁에 갈 요량으로 남대문지하상가로 내려갔다.

100m쯤 걷다가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지상으로 올라와야 했고, 길을 건너기 위해 다시 명동지하보도로 내려갔다 올라왔다.

명동 입구를 둘러본 A씨 일행은 롯데백화점 앞 명동지하상가로 다시 들어간 뒤 소공로 지하상가를 거쳐 프레지던트 호텔 앞으로 나왔다.

일행은 다시 서울광장 지하상가로 들어간 뒤 1,2호선이 만나는 시청역에 도착해 간신히 덕수궁을 찾을 수 있었다. 도로마다 따로 설치된 지하상가, 건물마다 별도로 연결된 통로, 여기에 지하철 호선마다 따로 돼 있는 지하통로까지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 시청앞 지하 길 찾기는 '미로찾기'이자 '계단 오르내리기'나 다름없었다.

서울시가 이 같은 보행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까지 서울시청 주변과 남대문, 명동 등의 지하상가를 마름모꼴로 통합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의 '겉'만 화려하게 꾸미는 게 아니라 '밑'의 지하공간도 효율적으로 정리해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6일 서울역과 숭례문, 을지로, 회현, 명동의 지하도로를 연결하는 '도심 지하공간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내달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나로 연결될 지하공간은 서울역~시청역, 서울역~남대문~회현~명동~을지로, 회현~소공로 구간 등이다.

1970년대 개발돼 노후화된 이들 지하도로는 시청역~을지로입구역 등 몇 곳을 제외하고는 각각의 공간이 단절된 채 돼 지하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도심 일대 지하상가들이 모두 연결될 경우 총 연장 2,739m(기존 1,306m, 신설 1,433m), 전체면적 4만5,443㎡(기존 2만7,384㎡, 신설 1만8,059㎡)의 메머드 지하 광장이 탄생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면적을 다 합하면 서울광장의 1.4배에 달하는 공간이 새로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연말까지 사전조사를 마친 뒤 타당성이 입증되면 내년 초 설계에 들어가 2012년 착공, 2014년 말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를 추산한 결과 총 2,068억원. 사업의 성격상 민간 투자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신설되는 지하공간은 단순한 보행공간뿐 아니라 상가나 시민을 위한 갤러리 같은 문화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조성될 계획이다.

또 사람들이 다니기 편하게 동선과 출입구를 정비한다. 서울시는 2007년 서울광장 아래에 대규모 지하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경제성과 공사에 따른 교통문제 등을 이유로 사업을 보류한 바 있다.

당초 서울시는 2006년 시정개발연구원을 통해 도심 중심부와 동대문, 영등포 지역 등의 시내 지하공간 활용방안을 구상한 바 있다.

지하 활용계획은 차량통행을 위한 대심도 지하차도, 지하입체도시 계획, 이번 지하 보행공간 정비 등 3개 분야를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회현 고가차도 철거 이후 주변 지하상가 상인들이 반발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획이 장기적으로 지하상권 확대에 따른 기대를 키울 것"이라며 "시내 중심가라 공사기간 중 교통혼잡과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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