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중단됐던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간 대화가 재개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2008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과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홍콩의 풍황왕(鳳凰網)이 26일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의 대변인도 25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성명을 통해 "망명정부의 특사인 로디 걀리와 켈상 걀첸 등 2명이 26일 중국정부와의 회담을 위해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성명은 회담장소나 시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들이 2월 초 인도로 돌아올 계획이고 이번 회담이 2002년 양측이 대화를 시작한 이래 9번째 회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이 같은 소식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관련 보도를 일체 하지 않고 있다.
이번 회담 성사된다면 중국정부와 티베트 망명정부 양측이 2008년 3월 라싸(拉薩) 폭동강경진압 후 3차례를 포함, 총 8차례 대화를 가진 후 1년여의 극한 대치상황이 종료되고 평화적 해결책을 위한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커다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라싸사태 이후 티베트 망명정부는 자치권 확대를 요구했고, 중국 정부는 최근 15개월간 1959년 티베트를 탈출한 달라이 라마의 우선 복귀를 주장하며 대화를 거부해왔다. 따라서 당장 티베트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대가 조성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중을 앞두고 달라이 라마와의 면담을 피하며 중국을 배려했는데도 중국이 티베트 망명 정부와의 대화 재개를 거부하자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중국측의 입장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정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4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주 티베트 문제와 관련한 비밀회의를 열고 대화 재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후 주석이 티베트 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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