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0여개국에서 출간돼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그림책 '마녀 위니' 시리즈의 영국 작가 코키 폴(본명 해미쉬 폴ㆍ59)이 시리즈의 10번째 책 <마녀 위니와 슈퍼 호박> (비룡소 발행)의 국내 출간을 앞두고 방한했다. 마녀>
1987년 첫 출간된 '마녀 위니'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약 35만부가 팔리는 등 10년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비쩍 마른 몸매에 오색찬란한 옷을 걸친 어수룩한 마녀 위니는 실수투성이지만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캐릭터.
책은 위니와 그의 고양이 윌버가 잡동사니가 널려있는 커다란 집에서 좌충우돌하며 온갖 말썽을 빚고 그것을 해결하는 모습을 익살스레 그리고 있다.
코키 폴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녀 위니는 마법을 부릴 수 있어도 완벽하기는커녕 실수투성이다. 하지만 그 실수가 결국엔 좋은 일을 불러온다"며 "그게 인생 아니겠느냐"고 책에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위니라는 캐릭터 자체가 일종의 실수에서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1986년 무명 시절, 옥스퍼드대 출판부 편집장에게서 '마녀 위니' 이야기의 삽화 3개를 부탁받았어요. 그때 왜 이 멋진 이야기를 삽화로만 끝내는지 의아해서 스스로 그림책을 구상했죠."
그의 자유로운 발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영국 전통에 따르면 마녀의 옷과 집은 모두 검은색으로 그려야 했지만, 그는 첫 책부터 윌버를 제외한 모든 대상을 화려하게 색칠해버렸다.
그림책 안에 자신의 가족과 친구, 편집자 등 지인들을 대거 등장시키는 재치도 발휘했다. 그는 "그림책에서 글은 최소화하려고 한다. 영화처럼 그림 안에 많은 캐릭터를 담아 '위니의 세계' 혹은 '코키 폴의 세계'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키 폴은 "그림에는 모름지기 자신만의 관점과 개성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 교육센터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영국에서도 그림 수업에서 피카소나 앤디 워홀 등의 작품을 따라 그려보라는 과제를 내지만, 나는 무조건 창의적인 그림을 그리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실제 자신의 책에 '마녀 위니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아이들의 그림도 싣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기존 수채화에서 벗어나 광고디자인 등에 사용되는 기법으로 '우주에 간 마녀 위니'라는 콘셉트의 그림책을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코키 폴은 27일 비룡소 출판사의 그림동화 시리즈 판매수익금과 함께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는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서울어린이도서관과 강남삼성어린이도서관에서 강연회도 가질 예정이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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