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브렛 파브(41ㆍ미네소타 바이킹스)가 빛나는 이력에 지워지지 않을 오점을 남겼다.
파브는 25일(한국시간) 뉴올리언스 슈퍼돔에서 열린 2009 미프로풋볼(NFL) 내셔널콘퍼런스 챔피언 결정전에서 뼈아픈 판단 미스로 28-31 패배를 자초했다.
그린베이 패커스 시절 세 차례(1995, 1996, 1997)나 MVP에 오른 파브는 역대 최고 쿼터백중 한명으로 꼽힌다. 2007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아쉬움이 남는지 이를 번복하고 2008 시즌 뉴욕 제츠, 올시즌에는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올시즌 파브는 은퇴 번복 이유를 실력으로 보여줬다. 정규리그에서 33개의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4,202야드 패싱을 기록하는 등 90년대 전성기에 버금가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파브는 결정적인 판단 착오로 순식간에 팀의 '역적'으로 몰리게 됐다. 미네소타는 28-28로 맞선 4쿼터 종료 2분 37초를 남겨두고 공격권을 잡았고 종료 20초 정도를 남겨두고는 뉴올리언스 엔드라인 38야드 전방까지 전진했다. 미네소타에게 남은 공격 기회는 두 차례. 이럴 경우 통상 러싱 공격으로 상대 엔드라인과의 거리를 최소화 한 후 마지막 기회에서 필드 골(3점)을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상대가 역전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브는 터치다운을 노렸는지 패싱 공격을 선택했고 상대 코너백 트레이시 포터에게 인터셉트를 허용했다. 결국 종료 7초를 남겨두고 뉴올리언스에 공격권을 넘겨주고 만 것.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고 동전 던지기로 선공권을 얻은 뉴올리언스는 상대 진영 40야드 전방까지 전진한 후 필드 골을 성공시켜 창단 후 처음으로 슈퍼볼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뉴올리언스의 끝내기 필드골(40야드) 거리를 고려할 때 파브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판단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1967년 창단 후 처음으로 슈퍼볼 우승에 도전하는 뉴올리언스는 내달 8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제44회 슈퍼볼 챔피언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24일 뉴욕 제츠를 30-17로 완파한 인디애나폴리스는 3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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