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자존심, 우리가 지킨다.'
리나(李娜ㆍ17위)와 정지에(鄭潔ㆍ35위) 두 중국 여자선수가 올 호주오픈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아시아 남자선수들이 출전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몰락'한 가운데 이들이 나란히 준준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선수 2명이 함께 메이저대회 단식 8강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나는 25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대회 4회전 경기에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4위ㆍ덴마크)를 2-0(6-4 6-3)으로 완파해 전날 알료나 본다렌코(30위ㆍ우크라이나)를 2-0(7-6 6-4)으로 꺾은 정지에와 함께 8강에 합류했다. 리나는 지난해 US오픈과 2006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도 8강에 올랐지만 호주오픈은 이번이 '첫 경험'이다. 리나는 언니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6위ㆍ미국)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정지에는 2006년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여자복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복식 전문이지만 단식에서도 2008년 윔블던에서 4강까지 올랐다. 정지에는 특히 이번 대회 2,3,4회전에서 시드 배정(상위 랭커 16명이 경기초반 서로 맞붙지 않도록 작성한 대진표)을 받은 상대를 아웃시키면서 '시드 킬러'로 이름을 알렸다. 정지에는 경기 후 "호주 오픈은 내게 메이저 대회 첫 복식 타이틀을 안겨준 행운의 대회"라며 "리나와 함께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에는 마리아 샤라포바를 집으로 돌려보낸 마리아 키릴렌코(58위ㆍ러시아)와 4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서리나 윌리엄스(1위ㆍ미국)도 사만다 스토서(13위ㆍ호주)를 2-0(6-4 6-2)으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남자단식에서는 로저 페더러(1위ㆍ스위스)가 레이튼 휴이트(22위ㆍ호주)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3-0(6-2 6-3 6-4) 완승을 거두고 8강에 합류했다. 니콜라이 다비덴코(6위ㆍ러시아)는 페르난도 베르다스코(9위ㆍ스페인)를 3-2(6-2 7-5 4-6 6-7 6-3)로 힘겹게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다비덴코는 두 세트를 먼저 가져왔으나 왼손잡이 베르다스코의 공세에 밀려 풀세트 접전을 펼쳐야 했다. 베르다스코는 다비덴코보다 4배나 많은 20개의 더블폴트를 남발해 무너졌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4위ㆍ아르헨티나)는 8강 문턱에서 마린 칠리치(14위ㆍ크로아티아)에 2-3으로 일격을 당해 탈락, 대회 최대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로써 8강 구도가 페더러와 다비덴코, 노박 조코비치(3위ㆍ세르비아)와 조 월프레드 송가(10위ㆍ프랑스), 앤디 로딕(7위ㆍ미국)과 마린 칠리치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편 주니어 남자단식에 출전한 나정웅(주니어 164위ㆍ전곡고)은 1회전에서 바르토스 사비키(주니어 60위ㆍ폴란드)를 2-0(6-3 6-4)으로 꺾었다. 정석영(주니어 63위ㆍ동래고)도 전날 열린 경기에서 케빈 크라비츠(주니어 10위ㆍ독일)를 2-0(6-1 6-3)으로 물리쳐 32강에 합류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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