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산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인 업황과 기업별 실적에 따라 휴무일수와 상여금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린 현대ㆍ기아차 그룹은 사상 최대인 1조2,000억~1조3,000억원의 성과급을 준비하고 있다. 휴무 기간도 13~17일 닷새간이다. 설연휴 명목으로 상여금 50%(통상급 기준)와 귀향비 80만원은 물론 지난해 말과 이번 달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인상분도 설 연휴기간 전에 지급한다.
직원들은 이미 지급된 성과급 200% 외에 설 연휴를 앞두고 별도의 성과급(통상급 기준) 100%와 격려금 100만원도 기대할 수 있다. 유류대 5만원과 인터넷 쇼핑물에서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 15만 포인트까지 감안하면 과장급의 경우 주식 40주를 제외하고도 이번 설 연휴에 500만원 이상의 목돈을 쥐게 된다.
GM대우차와 르노삼성차는 나흘간(2월13~16일) 쉬기로 했다. GM대우는 귀성여비로 상품권(15만원)과 현금(45만원) 등 60만원 상당을 지급할 예정이고, 르노삼성차도 설 보너스로 기본급 100%와 온라인 상품권 10만원권을 지급키로 했다. 반면 경영 정상화를 서두르는 쌍용차는 설 연휴를 하루 연장해 나흘간 쉬기로 했지만, 특별 상여금 지급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2조원대의 성과급만으로도 주머니가 두둑할 것 같다. 삼성전자는 모든 사업부가 초과이익분배금(PS)을 받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직원들은 1인당 기본급의 100%를 설 상여금으로 지급받을 예정이다.
공식적인 휴일을 늘리진 않지만 개인 사정을 최대한 배려키로 했고, 공장 직원들은 사업장 별로 휴무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LG전자는 13~16일 나흘간 설 휴가를 갈 예정이고 명절 직전 근무일에 기본급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근래 특수를 누리는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개인별로 연월차를 활용해 4~5일 정도 쉬게 될 현대백화점은 명절상여금 50%와 정기상여금 100%를 지급할 계획이고, 소정의 설 선물과 귀향여비도 준비돼 있다. 이미 성과급을 지급한 신세계는 최소한 3일 이상 쉬도록 한다는 원칙 하에 100%의 상여금을 추가로 준비했고, 나흘간 쉬게 될 롯데쇼핑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상여금 50%를 지급할 계획이다.
SK그룹의 올해 설은 짠 편이다. 정해진 휴일 외에 추가 휴무일을 지정하지 않았고, 상여금지급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서야 겨우 업황이 나아지는 포스코도 사흘간만 쉬기로 했고 상여금도 지급할 계획이 없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평시와 다름없이 가동될 예정이다.
여전히 활력을 찾지 못한 조선업계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대중공업은 나흘간 쉬면서 지난해 수준인 50만원의 귀향비를 지급하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상여금 지급 여부와 폭을 확정짓지 못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