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외국공관 및 호텔 등이 밀집한 '안전지역(그린존)'을 겨냥한 세차례 차량폭발 테러가 발생, 최소 36명이 사망했다고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이라크 내무부에 따르면 티그리스강 동쪽 산책로 주변에 위치한 세라톤 호텔 주차장에서 이날 오후 3시40분(현지시각) 첫 폭발이 발생했다. 몇 분 차이를 두고 인근 바빌론 호텔과 알-함라 호텔에서 두번에 걸쳐 폭발이 일어났다.
이번 차량 폭발로 최소 36명이 사망했으며, 7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심 알-무사위 바그다드 안보 대변인은 로이터에 "세 번에 걸쳐 폭발이 있었으며 모두 자살 폭탄 테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이라크 의회와 영국, 미국 대사관, 국제기구, 외국 호텔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그린존'으로 불린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한 지역이지만 테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비등했던 곳이다. 카타르 민영방송인 알자지라는 인터넷판에"그린존에 있는 큰 호텔들이 목표가 됐다는 것은 바그다드에 있는 모두가 테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에서는 오는 3월 7일 총선을 앞두고 무장세력의 폭탄공격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8일에는 재무부와 외무부 등 10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폭탄공격으로 127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 10월 사이 정부부처를 겨냥한 폭탄테러로 25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련의 테러에 대해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추앙한 바스당 출신들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비난했었다.
한편 이날 후세인 전 대통령의 심복이자 '케미컬 알리'로 악명 높은 알리 하산 알-마지드 전 이라크 남부군 사령관이 처형됐다고 이라크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사형 집행은 그에게 네번째로 사형선고가 내려진 후 일주일 만이다. 알-마지드는 1988년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해 18만명 이상을 학살해 '케미컬 알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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