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경찰이 진땀을 좀 흘리게 됐다. 경찰청이 22일 확정한 경찰관'체력검정제'평가기준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45세 남성기준으로 윗몸 일으키기 1분에 33회, 1,200m 달리기 360초 이내, 팔굽혀펴기 1분에 35회 이상은 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데, 규칙적인 운동하지 않은 중년남성이 이 기준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체력성적은 승진과 보직에 영향을 미치게 돼 경찰관에 운동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체력검정은 오는 7월부터 연 1회, 치안감 이하 모든 경찰관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단 계급이 경무관, 만 55세 이상은 본인 희망에 따라 측정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군인, 소방공무원과 달리 그간 경찰은 채용 때 한 차례 체력검사 후 별도 체력측정이 없었다. 이 때문에 경찰관의 체력저하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나왔고 이에 따라 정기측정을 하게 됐다.
종목은 윗몸일으키기와 1,200m 오래달리기, 팔굽혀펴기, 악력 등 4가지로 종목별로 1등급(25점), 2등급(20점) 3등급(15점) 4등급(10점)이 매겨진다. 성별 또는 연령별(5세 단위)로 횟수나 시간에 차이를 두기로 했다.
경정급 이하는 인사고과 중 하나인 직장 훈련 성적에, 총경급은 보직 인사에 체력검정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경찰관계자는 "최하등인 4등급 수준이 5등급으로 된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의 국민체력지표의 중간수준보다 조금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직무 별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다른 점을 배려하지 않아 자칫 야근이 잦은 수사부서 기피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그 동안 무도훈련으로 체력을 길러왔지만, 동작, 기술 습득 중심이어서 기초체력 향상에 한계가 있다"며 "무도훈련 시간의 절반 이상을 체력훈련에 할애해 평상시 튼튼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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