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라운드 가운데 5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2009~10시즌 프로농구. 이번 시즌 프로농구의 여러 화제 가운데 하나는 '우승후보' 삼성의 부진일 것이다. 25일 현재 8연패 중인 삼성은 16승23패로 6위에 턱걸이하고 있다.
삼성이 '우승후보'로 꼽혔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기존의 탄탄한 국내선수들에다 '골밑의 제왕' 테렌스 레더(현 KCC)의 건재 그리고 귀화혼혈선수 이승준의 가세로 삼성은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췄다.
삼성의 침체 원인 중 이승준의 부진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준은 득점 17위(14점), 리바운드 11위(6.69개), 블록슛 9위(0.95개)로 개인기록은 나무랄 데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보이지 않는 실책이다.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맥을 끊기 일쑤다.
이승준은 공격에 비해 수비가 너무 약하다. 장신선수들은 포스트에서 몸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가슴으로 부딪치는 체스트 디펜스는 기본인데 이승준은 몸싸움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동부 김주성은 키(205㎝)에 비해 체중(90㎏)은 적게 나가지만 거구들과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수비 때 이승준은 푸트워크도 아쉽다. 공격자는 앞으로 돌진하지만 수비수는 뒷걸음질쳐야 한다. 다리 뒷부분에 수비를 할 수 있는 '특수근육'이 만들어져야 한다.
세 번째로는 진정한 '프로근성'이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여유와 긴장은 동시에 필요하다. 동료들은 외면한 채 자신의 역할만 하는 것은 기록경기에서는 필요할지 몰라도, 조직력을 요구하는 농구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에서 젖어 있던 습관도 버려야 한다. 모비스 김효범도 팀에 녹아 드는 데 2, 3년이 걸렸고, KCC 전태풍이 시즌 초반 고전했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기가 제 아무리 좋아도 팀플레이가 안 된다면 평범한 선수에 불과하다.
이승준이 변해야 본인도 삼성도 산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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