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 김용석)는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김모(29ㆍ여)씨가 롯데역사(주)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롯데역사와 관리업체 등은 김씨에게 11억 6,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에스컬레이터 주요 부품인 드라이빙 체인이 파손돼 사고가 발생한 만큼 관리ㆍ보존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롯데역사는 에스컬레이터의 소유자로서, 관리업체는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이 각각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롯데역사의 관리업체 책임론에 대해"관리업체에 설치와 보수를 맡겼다 해도, 소유자로서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또 김씨가 손잡이를 잡지 않아 손해가 커졌다는 관리업체 주장도 "설령 손잡이를 잡지 않았어도 20여 명이 굴러 넘어진 이 사건 경위를 볼 때 김씨의 과실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8년 9월 서울 영등포구 1호선 전철 영등포역 대합실에서 롯데백화점으로 향하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고객 20여명이 밑으로 굴러 떨어져 중경상을 입었다. 김씨는 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으나, 롯데역사 등과 배상합의에 실패하자 소송을 냈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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