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새 정부 출범 이후 미일 외교 갈등 요인이 된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의 이전 예정지인 나고(名護)시장 선거가 24일 실시돼 이전 반대 후보가 당선했다. "오키나와 주민 부담 경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하토야마(鳩山)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기존 미일 합의를 파기하고 오키나와 내외의 새 이전지를 모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선거는 민주당과 공산ㆍ사민ㆍ국민신당 등이 추천한 이전 반대파 이나미네 스스무(稻嶺進ㆍ64) 전 시 교육위원장과 재선에 도전하는 자민ㆍ공명당 추천의 찬성파 시마부쿠로 요시카즈(島袋吉和ㆍ63) 현 시장의 양자대결 구도였다.
시장 선거에서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 선거 때마다 찬반 표가 팽팽하게 맞서 10여년 시가 양분해 갈등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지금까지는 모두 이전 찬성 후보가 당선했지만 민주당의 집권으로 오키나와 주일미군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대파가 승리했다. 이나미네 당선자는 이전 예정지인 미군기지 캠프 슈왑이 있는 "헤노코(邊野古) 오우라(大浦)만에 기지를 만들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후텐마 이전은 우선 해외 적어도 현외"를 거듭 강조했다.
하토야마 정부는 5월까지 기존 미일 합의를 포함해 후텐마 문제의 결론을 낼 방침이지만 선거 결과를 존중해 헤노코 이외의 새 이전지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 이전지는 오키나와현 내 비행장 시설이 있는 낙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연립 사민당의 경우 괌 이전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기존 합의 이행을 원하는 미국과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