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제철소 없는 철강회사를 만든다. 철강 회사하면 커다란 용광로에 시뻘건 쇳물이 콸콸 흘러 넘치는 모습을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SK네트웍스의 철강 회사는 조강(철광석을 녹여 코일 모양의 철강제품을 만드는 과정) 시설이 없다. 이름하여 ‘버츄얼(Virtual) 철강회사’다.
그 출발로 SK네트웍스는 20일 캐나다 철광석 기업 CLM사로부터 앞으로 10년 동안 자동차 6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철광석 1,000만 톤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CLM은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철광석 기업으로, 철(Fe) 함유량이 66% 이르는 고품위 철광석을 생산한다.
SK네트웍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확보한 물량 중 절반을 우리나라와 중국의 철강회사에 직접 공급하는 동시에 이들 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의 유통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나머지 물량은 중국의 철광석 물류 중심지에서 인도의 낮은 품위 철광석과 섞는(블렌딩) 과정을 통해 값어치를 키워 중국 제철소에 판매할 예정이다. CLM사로부터 첫번째 선적은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계약으로 연간 500만 달러의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철광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비전2020’을 통해 2025년까지 연간 5,000만 톤의 철광석과 1,000만 톤의 철강 제품을 확보, 유력 철강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계약으로 ‘철광석 및 원료탄의 개발ㆍ확보 및 운송→블렌딩→조강→완제품 가공→유통ㆍ판매’ 등 철강제품의 생산ㆍ판매에서 조강을 뺀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중국과 뉴질랜드에 철강제품 가공 공장을 두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조만간 블렌딩 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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