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가 문제입니다. 재앙 발생 후 대략 1주일부터 전염병이 번지기 때문에 의료지원도 이제 비상사태를 대비해야 합니다."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유엔지원단 베이스 캠프에서 19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 의사 제이 박(사진)을 만났다. 그는 미 마이애미의 잭슨빌 병원에서 일하다 유엔 구호의료단 일원으로 아이티에 왔다. 1주일 가량 머물 그는 부상 정도에 따라 치료받을 병원을 지정해 주고, 직접 응급처치도 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2차 전염병 확산이다. 1주일 후부터 살모넬라 감염,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이 번진다는 게 통례다. 지금까지 부상자들의 직접치료가 주였다면 앞으로는 전염병 예방 쪽으로 자원이 나눠져야 한다."
-끝내 숨지는 부상자가 많다. 이유는.
"구조됐다 숨지는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오랫동안 잔해 속에서 엄청난 신체적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조됐을 때 압박이 풀리면서 나쁜 피가 순식간에 확산돼 패혈증이 생기는데 이것이 주된 사망의 원인이다. 지진발생 1주일 후여서 생존자가 구출돼도 온전히 생명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한시라도 빨리 구조돼야 한다."
-이곳에서 활동중인 미 의료지원단은 얼마나 되나.
"의사 간호사 등 75명이다. 추가로 지원단이 올 예정이다."
-가장 큰 애로는.
"장비문제다. 급하게 오다 보니 의료기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의료지원 외에 가장 급한 것은.
"물을 충분히 공급하는 일이다. 깨끗한 물이 부족하면 결국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쓰게 되는데 이것이 전염병 확산의 근원이다."
포르토프랭스=황유석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