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가 10만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일 "해외 소재 문화재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목록화 작업과 학술조사 사업을 벌인 결과, 기존 7만6,143점에서 3만1,714점 늘어난 10만7,857점이 18개국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해외 소재 문화재의 대부분은 일본과 미국에 집중돼 있다. 일본이 6만1,409점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2만7,726점으로 뒤를 이었다. 두 나라 외에 중국(3,981점), 영국(3,628점), 러시아(2,693점) 등의 순이다.
이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외규장각 도서 같은 약탈 문화재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현지 조사와 도록, 소장처 제공 목록 등을 통해 확인한 것만 집계한 것이다. 종전보다 3만여점이나 늘어난 것은 그간 통계에서 빠졌던 고문헌 등 전적류에 대한 조사 결과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전적류의 숫자는 5만3,000여점으로 고미술품(5만4,000여점)과 거의 같았다.
일제강점기 때 상인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조선에서 반출한 문화재인 '오구라 컬렉션'을 보유한 도쿄국립박물관에 6,000여점, 현존 최고(最古) 고려대장경 판본을 보유한 오타니대학교 박물관에 5,000여점이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5,000여점)과 워싱턴의회도서관(3,000여점)도 한국 문화재를 대거 소장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라 개인 소장품까지 더할 경우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수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대남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소장 경위에 대한 조사도 함께 벌였지만 박물관 등 해당 기관들이 구입이나 기증 등을 통해 입수한 경우가 많아 불법이라고 단정지을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바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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