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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전 악기 그대로… 그시절 바흐가 서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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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전 악기 그대로… 그시절 바흐가 서울에

입력
2010.01.2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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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의 예술혼과 한국의 재능이 만나, 화려한 옛 영광을 재현해 낸다. 풍문으로만 들어오던 앙상블이 한국을 찾는다. 베를린고(古)음악아카데미와 소프라노 서예리(34)가 처음으로 한국 무대를 갖는 것. '바흐의 향연'이란 제하에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서양의 정격 연주와는 다른, 질박한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펼쳐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단 28년의 베를린고음악아카데미(일명 아카무스)는 현대 예술계의 독보적 존재로, 그간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바로크 음악 이전의 음악에 대한 관심 저하는 물론 연주단의 존폐가 운위될 만큼의 열악한 환경에서 고집스레 고음악을 추구해 온 단체다. 18세기 독일 바로크 음악에 역량을 결집해 왔으나, 최근에는 독일 현대무용단 '샤샤 발츠 & 게스트'와 정기적으로 협연을 갖는 등 지평 확대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저간의 찬사에 안주하지 않는 행보가 인상적이다. 2006년 바흐의 '푸가의 기법'에 독창적 해석을 가하더니, 2007년 현대 오페라 '메데아' 연주는 극적인 찬사를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비발디의 '사계'를 독특한 안무와 함께 재해석한 '4 Elements_4 Seasons'를 선보이는 등 진전을 멈추지 않는다. 100만여장의 음반 판매 기록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들과 협연할 한국의 소프라노 서예리는 한쪽에는 고음악, 다른 쪽에는 현대음악을 동시에 거느린 독특한 존재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에서, 한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의 '말의 유희'까지가 그에게는 하나다. 2003년 인스부르크 고음악 페스티벌에서 '오르페오'로 데뷔한 이래 바흐, 헨델, 모차르트 등의 레퍼토리로 유럽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명성에도 불구, 국내 클래식 팬들과는 이렇다 할 교분이 없었던 서예리는 지난 5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진은숙의 '말의 유희'를 협연해 한국 현대음악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그가 한국 팬들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진은숙의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노바' 공연 때였다. 따라서 그의 또 다른 축인 고음악으로 국내 팬들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2008년 베를린고음악아카데미의 내한 무대가 예정됐을 때 서예리가 솔리스트로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공연이 무산되는 바람에 만남을 이룰 수 없었다. 이번에 들려줄 곡은 '소프라노와 트럼펫을 위한 칸타타 51번'. 베를린고음악아카데미는 그 밖에 '관현악 모음곡 제1번 C장조',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등을 연주한다. 2월 1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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