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방송인 강병규(37)씨와 강씨의 지인 오모(24)씨, 제작진 측 좌모(35)씨와 김모(34)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강씨 측 장모(49)씨를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개입 소문까지 나돌았던 아이리스 촬영장 폭력사건이 강씨 측과 제작진이 언쟁을 벌이다가 우발적으로 시비가 붙어 벌어진 단순 폭력 사건이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당초 장씨 등 4명이 조직폭력배로 알려졌으나 사건 전후 행적을 조사한 결과 조직폭력배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14일 0시20분께 오씨와 함께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아이리스 촬영장을 찾았다. 아이리스 제작자인 정모(46ㆍ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씨가 주연 배우 이병헌씨를 고소한 전 애인 권모씨의 배후에 자신(강씨)이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며 전화로 몇 차례 항의하다 다른 출연자의 중재로 이날 직접 만난 것.
강씨는 정 대표와의 대화 중에 이미 전화통화로 수 차례 폭언을 주고 받은 제작진 전모(41)씨와 전씨의 지인 좌씨, 김씨가 끼어들자 서로 멱살잡이를 하며 다툼이 시작됐다. 이때 강씨와 함께 온 오씨도 사건에 가담했고, 좌씨는 무술팀 소품으로 촬영장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들고 와 강씨와 오씨를 때리는 등 서로 폭력을 주고 받았다.
이후 후배인 강씨에게 차량을 빌려줬던 장씨가 오씨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설명을 듣고 새벽 1시40분께 현장에 도착해 강씨, 오씨와 함께 전씨의 얼굴 등을 때려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
경찰은 폭행수위가 높은 장씨와 좌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18일 좌씨에 대해 "수사에 협조적이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1일 사업차 중국으로 출국한 장씨는 다음 주 귀국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경찰에 알려왔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는 보복하려고 지인을 부른 것이 아니고, 폭력 가담도 전씨의 멱살을 잡은 정도로 경미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도 강씨의 폭행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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