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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요즘 영화에 빠지셨어요/ 실버영화관 1년 만에 6만 3000명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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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요즘 영화에 빠지셨어요/ 실버영화관 1년 만에 6만 3000명 관람

입력
2010.01.2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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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동에 사는 김모(72) 할머니는 요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하철을 타고 종로구 낙원상가 4층 허리우드 극장을 찾는다.

'실버영화관(300석)'을 가기 위한 것인데, 사별한 남편과 데이트하던 향수가 있는데다 이용이 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옛날 영화관처럼 매표소에서 표를 사면 되고, 안내 글씨도 큼지막하다. 김 할머니는 "바람도 쐬고 예전 명화도 볼 겸 매주 한번 이상 오는 데 눈물도 쏟고 웃음도 찾는 노인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노인 전용극장인 실버영화관이 이 달 21일로 개관 1년을 맞는다. 1990년대까지도 시내 주요 개봉관이던 허리우드극장의 3개관 중 한 곳을 임차해 꾸민 극장이다.

관람료는 일반 영화관(65세 이상 4,000~5,000원)의 절반도 안 되는 '2,000원(57세 이상)'이다. 57세 이하는 8,000원이다. 허리우드극장이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서울시는 실버영화관 운영으로 발생하는 손실부분을 지원한다.

'자유부인''고교얄개''엄마 없는 하늘 아래'등 흘러간 한국 명작 영화를 주로 상영한다. '영웅본색''더티댄싱' 같은 추억의 외화와 '국가대표''해운대' 같은 최신 우리 영화도 종종 선보인다.

서울시는 19일 실버영화관이 개관 1년 만에 관람객 수 6만3,000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실버영화관 수행기관으로 지난해에 이어 허리우드극장(클래식관)을 재선정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매월 3~5개 작품씩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40편이 상영됐다"며 "올해는 연중 무휴로 영화상영 외에 이벤트로 마술쇼, LP판 음악감상과 같은 특별 프로그램과 간식을 제공하는 등 영화관람을 하는 노인들에게 다양한 기쁨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버영화관은 개관 1년을 맞아 영화 '하모니'시사회를 갖는다. 이 달 21일부터 사흘간 영화를 관람하는 300명에게 무료 초대권을 배부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관련 문의는 허리우드극장(02-3672-4232)으로 하면 된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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