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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구호물자 운반차량 태부족… 기적적 생존자들 또다시 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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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구호물자 운반차량 태부족… 기적적 생존자들 또다시 사지로

입력
2010.01.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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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의 구조활동이 본격화하면서 지진 발생 엿새째인 17일까지도 매몰된 생존자가 구출되는 '기적'이 연출되고 있다. 유엔식량계획(WFP)도 본격 식량 배급에 나서 굶주림에 지친 아이티인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현지 교통상황 탓에 구호물자의 공급이 원활치 못하고, 곳곳에서 약탈과 폭력, 살인이 이어져 구조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이티 정부는 이달 말까지를 '국가비상사태'로 선포했다.

18일 AFP통신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7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유엔 건물 붕괴현장을 방문한 직후 매몰됐던 덴마크 출신 유엔 직원 젠 크리스텐센씨가 무사히 구출됐다. 그는 헤디 아나비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 단장을 포함해 최소 유엔 직원 39명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무너진 건물 벽들이 공간을 만들었던 것. 긁힌 상처조차 없이 구조된 그를 두고 구조대 관계자는 "5일 동안 살아있는 게 가능한 가. 이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수도 외곽 지역 한 슈퍼마켓에서 3명이 구조된 데 이어 오후 늦게 추가로 2명이 구조됐다. 엘리자베스 바이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AP에 "여전히 생존자가 있다"며 "희망은 이어진다"고 말했다.

16일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국제사회의 구호물품 분배도 17일 본격화했다. AFP는 "수도와 공항 중간 지역에서는 17일 임시로 마련된 수용소에서 WFP의 식량 배분이 처음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굶주린 아이티인 수 천명이 긴 행렬을 이루며 식량을 기다렸지만 식량은 충분하지 못했다. 마틴 디아즈 WFP관계자는 "공항 인근 저장소에 식량과 물이 있지만 싣고 올 차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식량이 이내 바닥을 드러내자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한 아이티인은 "지진 발생 이후 우리는 줄곧 음식을 기다려왔는데 이게 전부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때문에 곳곳에서 물과 음식을 놓고 약탈과 폭력, 살인까지 벌어 지고 있다. AP는 "수도 인근 델마 지역에서는 성난 주민들이 약탈자로 보이는 두 명을 때려 숨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들을 치료할 의약품이 턱 없이 부족해 지진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부상자들이 다시 사지로 내몰리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환자 30%는 곧바로 수술을 받지 못하면 24시간 내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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