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이 서울 시네마테크전용관 설립에 발벗고 나섰다. 시네마테크는 국내외 유명 영화들을 보관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일종의 영화도서관이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영화관을 빌려 그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공간이 아닌 데다 재정 문제로 운영에 어려움이 많아 서울엔 제대로 된 시네마테크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에 시네마테크전용관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15일 오후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발족식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영화인들이 시네마테크전용관 설립을 위해 단체를 구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세 감독을 위원장으로 임권택 이두용 배창호 강제규 감독, 황기성 서울영상위원장, 이춘연 영화인 회의 이사장,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대표가 명예위원으로 참여한다.
김용화 김지운 나홍진 류승완 박찬욱 봉준호 윤제균 홍상수 감독 등 영화인 17명이 상임위원으로 활동한다. 윤제균 감독은 “시네마테크는 철 지난 좋은 책들을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 같은 존재다. 서울에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명확한 실천 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않았지만 전용관 설립 전망은 밝은 편이다. 2008년 서울시가 200억~250억원의 땅값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영화진흥위원회가 200억원의 건물 건설비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당시 추진되던 전용관 설립은 영진위 위원장이 교체되면서 유야무야됐다. 서울아트시네마의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영진위가 발을 빼며 서울시가 멋쩍게 된 상황이었다. 추진위는 그 때 무산된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기 위한 단체로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진위도 적극적이다. 조희문 위원장은 “시네마테크의 존재 가치에 대해 100% 동의한다. 안정적 공간 마련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미국 뉴욕의 필름 포럼 등 세계 주요 도시는 대규모 시네마테크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1999년 설립된 부산시네마테크가 유일하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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