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18일 미국 수출용 2.4리터급 엔진을 단 쏘나타를 출시, 국내에서 도요타 2.5리터급 캠리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물론 이번 출시가 국내시장 방어용만은 아니다. 다음달 미국 출시를 앞둔 쏘나타로서는 안방에서 전초전을 갖는다는 의미도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도요타로 지난해 10월 세계적으로 1,200만대 이상 팔린 '캠리'를 국내에 전격 선보였다. 놀라운 것은 가격. 엔고 현상에도 불구하고 3,49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신형 쏘나타와는 불과 500~800만원 차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월 700대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는 도요타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매월 3,000대 이상의 예약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업계는 도요타의 행보가 철저히 계산된 것으로 보고있다. 도요타는 지난해부터 현대ㆍ기아차를 가장 무서운 경쟁 업체로 지목, 한국 시장부터 먼저 발목을 잡자는 결론을 내렸다. 자국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이 위협받을 경우 글로벌 전략까지 차질이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전략은 닛산과 혼다 등 기존 일본업체의 중형차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 닛산은 올초 뉴 알티마를 3,390만원에 내놓았고, 혼다도 어코드의 가격을 낮췄다. 한마디로 일본 중형차의 국내시장 파생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현대차는 배기량 2,000㏄급 쏘나타로는 2,400~2,500㏄일본 중형차와의 경쟁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번에 2,400㏄급을 내놓았다. 기존 쏘나타에 미국 수출용 엔진을 얹은 것이다. 2.4 세타 GDi(직분사방식ㆍ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은 현대차가 최초로 독자 개발한 것으로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자랑하는 최고의 가솔린 엔진 기술이다. 고압으로 직접 분사된 연료가 증발하면서 엔진에 냉각효과를 일으켜 효율을 높인다. GDi 방식 덕분에 쏘나타는 배기량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201마력에 리터당 13㎞의 연비가 가능하다. 캠리의 175마력 리터당 연비 12㎞ 보다 한발 앞선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4GDi 쏘나타 출시를 계기로 안방도 지키고 글로벌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다음달 미국 최대의 스포츠 제전인 미식축구 '수퍼볼'에 TV광고도 할 계획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산업팀장은 "수입차의 국내 진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현대차가 국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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