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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소액결제 생활탐구'/ 자들은 몰라요, 알뜰族만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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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소액결제 생활탐구'/ 자들은 몰라요, 알뜰族만 알아요

입력
2010.01.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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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가 없어도, 오직 휴대폰 하나 만으로도 불편 없이 살아가는 젊은 이들이 많다.

새로운 지급결제수단으로 각광 받는 휴대폰 소액결제 덕분이다. 휴대폰 소액결제가 일상 곳곳에서 얼마나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요즘 케이블TV에서 한창 뜨고 있는'남녀생활탐구' 방식으로 '소액결제생활'을 탐구해본다.

#.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었어요. 그런데 너무 급하게 먹었나 봐요.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급체래요. 처방전을 받고 진료비를 내려고 하는데, 오 마이 갓! 지갑이 없어요. 서둘러 먹다가 체하고, 병원엔 빈손으로 오고…

돌잔치 때 뭘 잘못 먹었는지, 어릴 때부터 난 하는 짓이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한참을 자책하고 있는데 간호사 언니가 눈치를 챘는지 한 마디 하네요. "환자분, 휴대폰으로 결제하셔도 돼요.". 이 언니 정말 센스쟁이네요. 병원비를 휴대폰으로 낼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에요.

#. 남편이 준 생활비가 다 떨어졌어요. 흥청망청 명품을 산 것도 없고, 제대로 된 짝퉁도 산 게 없는데, 생활비는 왜 이렇게 빨리 없어지는지. 아마 남편 돈에는 날개가 있나 봐요. 그런데 딸아이가 학원에서 한 과목 수업을 더 등록 하겠대요.

"돈 없어 이 지지배야"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공부하겠다는 아이한테 그럴 순 없잖아요. 결국 딸을 데리고 학원으로 갔어요. 등록하고 신용카드로 계산하려는데 긁히지가 않아요. 한도초과래요.

'이게 무슨 X망신!' 민망해서 도망쳐 나오려고 하는데 딸 아이가 한마디 해요. "엄마, 휴대폰 소액결제로 해도 돼." 정말 우리 딸은 병 주고 약주는 데는 일가견이 있어요.

#. '짠돌이' 김대리가 오늘은 자기가 쏘겠대요. 직장 동료들 모두 반신반의하면 호프집에 갔어요. 그런데 끝날 때가 되니 김대리가 갑자기 지갑을 못 찾겠대요. '이런 양심과 동료애를 안주에 쌈 싸먹은 X같으니…'

늘 하는 수법인데 또 당하고 말았어요. 하지만 오늘은 이대로 참을 수가 없네요. 언제까지 김대리의 불의(?)에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잖아요.

그래서 김대리에게 쏘아붙였어요. "휴대폰은 있잖아요. 그걸로 결제해도 되요" 일그러지는 김대리의 표정을 보는 순간, 앗싸~올레~. 기분 최고네요.

#. 소액결제생활탐구 보너스편: 휴대폰 하나면 다 통하는 세상이 됐어요. 주민센터 민원서류도, 대학입시원서(진학사, 유웨이중앙교육)도, 여기에 대리운전, 병원비, 자전거 대여, 고속도 통행료는 물론 영화, 공연, 인터넷 쇼핑도 휴대폰 하나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어요. 현찰을 신용카드가 대신한 게 엊그제인데, 이젠 휴대폰 만능 세상이에요.

휴대폰 소액결제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 PG(Payment Gatewayㆍ결제 대행) 전문업체인 다날과 모빌리언스가 순수 우리기술로 특허를 받아 세계 최초 휴대폰 결제서비스 시장을 만들었다. 이 시장은 2001년 800억원대에서 2007년 1조3,000억 원대로 급성장 했으며, 올해는 2조원돌파가 확실시된다.

영역도 확대일로다. 처음엔 게임이나 디지털 음원 같은 콘텐트 구입에서 주로 이용됐지만, 지금은 병원(서울 및 인천소재), 학원, 신문 구독료, 케이블TV 요금부터 옥션, GS샵, 인터파크, 신세계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휴대폰 소액결제 한도는 개인의 신용도와 이동통신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3만~4만원에서 최대 20만~30만원까지 가능하며, 각 통신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휴대폰으로 실제 물건을 구매하는 거래규모는 2006년 900억원에서 올해는 7,00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실물거래시장이 디지털 콘텐트거래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휴대폰 소액결제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국내 휴대폰 기술이 음성통화위주의 2세대(G)에서 3G 환경으로 바뀌면서 모바일 인터넷 등 다양한 기능들이 첨가되고, 휴대폰을 이용한 다양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을 분실, 도난 당한 경우 곧바로 타인이 휴대폰을 이용해 온라인 결제를 하려면 사이트 ID와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고, 오프라인 결제 시 본인의 신분확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휴대폰 결제가 쉽게 악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모빌리언스 대표는 "휴대폰결제가 우리 생활 속의 다양한 영역에서 신용카드 같은 지급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미 대부분 온라인결제가 가능하며,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휴대폰 결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앞으로 우리 생활 속에 중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아 휴대폰으로 결제 안 되는 곳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주 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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