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지난주 출시한 주가연계증권(ELS) 신상품 '멀티스트라이크ELS'.
당초 공모 금액을 100억원으로 잡고 시장에 선보였으나, 실제로는 123억원이 몰려 새해 벽두부터 '초과청약'을 기록했다. 이런 열풍에 힘을 얻어 삼성증권은 18일 이번 주 판매하는 상품의 한도를 15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ELS는 특정 종목의 주가나 지수가 '어떻게, 얼마나' 움직이냐에 따라 수익률을 정해놓고 만기 때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을 결정하는 상품. 그런데 지난해 초에는 ELS 인기가 바닥에 처박혔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원금을 갉아먹었기 때문. 지난해 상반기에는 최소발행금액(10억원)을 못 채워 아예 발행 자체가 취소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훈풍 부는 ELS
그러나 올들어서는 상황이 급반전해 ELS로 다시 돈이 돌아오고 있다. 증권업계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LS시장은 2008년말에는 1,791억원으로 축소됐으나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 규모까지 회복됐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ELS 발행금액이 상반기보다 82%나 급증했다"며 "이는 ELS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8년 6월(3조6,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ELS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최근 ELS투자 성적도 괜찮은 편이다. 지난해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ELS가 속속 자동 조기 상환되고 있다. 만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증권사가 약정한 수익 요건에 도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 삼성증권은 지난해 발행한 ELS의 약 95%를 조기에 상환했고, 동양종금증권은 7월 이후 조기상환 평가일이 돌아온 ELS가 모두 상환됐다.
주가 하락에도 수익내려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ELS 투자자들이 얻은 교훈은 'ELS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ELS 대부분이 주가 상승 시 수익을 내는 쪽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그 만큼 피해가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구색으로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을 줄이거나, 오히려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기준 종목을 2개 이상으로 구성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낸 종목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따지는 방법이다. 또 조기상환 평가일이 멀어질수록 주가 기준을 내려 잡는 '스텝 다운형'이나, 도중에 주가가 떨어지는 것과 상관없이 만기일 주가로만 손실 여부를 따지는 상품도 나왔다.
다양한 구색이 가능하지만, ELS 투자의 기본은 정확한 시장 예측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동양종금증권 이 연구원은 "시장이 상승 또는 하락할지, 횡보할지 정확히 예측하고 시장 흐름 변화에 적합한 유형의 상품을 골라야 한다"며 "기초자산도 장세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종목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안병원 상품개발팀 과장도 "ELS에 처음 투자한다면 원금보장형이나 주가지수연계 상품으로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금 보장형과 비보장형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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