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색엔진 구글이 중국측의 사이버 공격과 검열문제에 반발, 중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한 13일 미 나스닥에서 중국 최대 검색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의 주가는 13.71% 폭등했고, 구글은 0.57% 하락했다. 시장은 구글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2. 홍콩의 최대 인터넷포털사이트인 풍황왕(鳳凰網)은 최근 구글의 중국시장철수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대상자 23만명 가운데 84.5%가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구글의 철수로 중국 인터넷 문화가 다시 석기시대로 퇴보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구글사태'에 대한 중국과 해외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6일 구글이 철수 방침을 표명한 것은 중국의 최대 검색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T업계에서 영원한 2위는 무용지물'이라는 현실파악을 근거로 구글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중국 철수방침을 내린 것이지, 중국 당국의 검열과 해킹 등 정치적 상황 때문이라는 것은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구글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06년 중반 15% 수준에서 현재 31%로 크게 신장했지만 점유율이 64%에 이르는 바이두에는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구글은 혁신적인 검색 기술을 선보이며 중국 시장에서도 최강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2005년 야후가 중국에서 현지 인터넷포탈업체인 알리바바에게 인수됐듯 그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 중국현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포브스도 구글이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철수하겠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잡지는 "중국의 검열 문제에 관한 한 구글은 2006년 중국측의 검열을 허용함으로써 이미 선을 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7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대규모 유혈시위 이후 이 지역 인터넷 및 통신 서비스가 여전히 차단돼 있는 등 중국의 엄격한 인터넷 통제정책을 구글이 모르는 것도 아닌데, 새삼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반면 미 주간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구글의 철수 방침이 권위주의적 체제인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인터넷 검열 통제 등 내부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중국 네티즌들도 구글의 철수는 중국인의 정보수집의 민주화와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터넷 블로거인 천씽즈(陳行之)는 "구글이 철수하면 1억명의 네티즌이 정상적인 검색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뉴스위크는 "세계 강대국들이 모두 스파이 행위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특히 심하다"며 "구글에 대해 중국이 어떤 식으로 대처하느냐가 중국이 글로벌 리더가 될 능력이 있는지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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