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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청소년문학상 12월 장원/ 친절한 거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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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청소년문학상 12월 장원/ 친절한 거울들

입력
2010.01.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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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009년 12월 시 장원에 허승화(고양예고ㆍ필명 tmdghk49)양의 '친절한 거울들'이 뽑혔다. 이야기글에서는 성민주(언남고ㆍ필명 카타르시스)양의 '좋은 이웃', 비평ㆍ감상글에서는 손미희(오주중ㆍ필명 크리스타)양의 '<개밥바라기별> 을 읽고', 생활글에선 서원길(진주 중앙고ㆍ필명 AzureSky)군의 '쓸쓸한 오늘날의 가장들'이 각각 장원에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 글틴' 홈페이지(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친절한 거울들

허승화(필명 tmdghk49)

때가 온다. 그러면 우리들의 침대가

나란히 놓이게 될 것이며

사람들은 우리가 한 몸이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_ 빌헬름 그림

내 눈동자를 만지려 거울에 다가서도

어쩐지 보이는 건 내가 아닌 거울 뿐

실컷 거울을 뒤적이다가

문득 한없이 부스럭거리고 싶어지는 일

거울은 내 얼굴을 제대로 비출 생각이 없다

거울이 보여요?

거울 속의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눈이 보이지 않아도 거울은 보여요

당신은 말랐으나 아름답지 않군요

거울이 나를 살찌우고

거울이 나를 굶긴다

거울이 나를 가둔다

순간에 무용(無用)이 된 나의 눈동자

이제 내 모습을 보여줘요

한 숨, 쉬는 동안에 나는

내 형상만 그리다 갈 것

사람은 죽어야 제 모습 하나 보는 것일까

거울을 본다는 게 어쩌면

거울에게 내 목소리의 방향을 묻는 것이라

미안해진다

눈동자로 봤을 뿐

눈동자는 본 적 없는 나의 창(窓).

▦심사평

'친절한 거울들'은 시는 희미하지만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한 시입니다. 시적 질감 속에서 운동하고 있는 상상력에 기대어보면 이 시만이 주는 독특한 발성도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시는 이미지로 우회하는 듯하지만 고유한 울림만은 놓치지 않으려는 자장력의 세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경주ㆍ시인

*한국일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은 '2010 문장청소년문학상 연중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장 글틴' 홈페이지의 '쓰면서 뒹글' 게시판에 시, 이야기글, 비평ㆍ감상글, 생활글을 올리면 됩니다. 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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