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민간단체들이 아이티 돕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휴대폰 문자메시지 기부만으로 1,000만달러(112억원) 이상이 모여 달라진 기부 문화를 보여줬다.
미 워싱턴 비영리 기부단체 '모바일 기부재단(MGF)'은 아이티 기부 문자메시지가 초당 1,000개씩 몰려들어 1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1,000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단연 최고 기록이며, 모금액은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 기부 희망자는 미국 적십자사에 '아이티(Haiti)'라는 문자를 보내거나 아이티 출신 힙합 가수 와이클리프 진이 설립한 옐레 자선재단에 '옐레(Yele)'라는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5~10달러씩을 기부할 수 있다.
아이티의 비극은 정치적 노선이 대립했던 전직 미 대통령도 손을 잡게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함께 '클린턴ㆍ부시 아이티펀드(www.clintonbushhaitifund.org)'라는 구호기금을 만들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 같은 공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두 전직 대통령을 16일 백악관으로 초청, 전국적인 모금활동의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루어졌다. 앞서 아이티 구호를 위해 1억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 역사상 최대의 구호지원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민간차원의 총 기부액도 단일 사건 최대액을 돌파할 전망이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건 때 미국 민간 기부액은 64억7,000만달러였고,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사태 때는 약 20억달러였다. 이번에는 아직 종합적인 집계액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각 민간단체마다 모금기간 대비 모금액이 최고액을 달리고 있다. 구호단체 '옥스팜 아메리카'의 모금액은 270만달러를 넘어섰고, '자선군단(Mercy Corps)'의 경우 모금 6시간 만에 11만 달러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미 정부는 지진 이전에 미국에 온 아이티 출신의 여행객 등 체류자들에 대해 내년 7월까지, 앞으로 18개월 동안 더 체류할 수 있는 특수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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