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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해, 안성 복거 '호랑이 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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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해, 안성 복거 '호랑이 마을' 뜬다

입력
2010.01.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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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호랑이가 그려진 표지판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자 냄비와 솥뚜껑 등 고철로 만든 호랑이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나지막한 주택의 지붕 위에서는 익살스럽게 생긴 호랑이가 왼손을 들어 방문객을 맞았다.

벽에는 민화에서 보던 호랑이가 그려져 있었고, 마을 가운데 길 옆 펜스에도 호랑이 머리와 꼬리가 붙여져 있었다. 마을회관 벽에는 호랑이 발자국이 쿵쿵 찍혀 있었다.

경기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리 복거마을의 풍경이다. 복거마을은 마을 전체를 호랑이로 꾸며 주변에서 '호랑이마을'로 통한다. 이 복거마을이 호랑이의 해를 맞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새해 들어 사진 동호인이나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각 방송사들도 분주히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알게 돼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이모(31·여)씨는 "호랑이마을은 전국에서 유일한 것 같다"며 "앙증맞은 호랑이들이 귀엽고, 정감이 간다"고 말했다.

복거마을의 옛 지명은 복호리(伏虎里). 마을 뒷산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세라 복호리 또는 호동(虎洞)으로 불렸다. 현재는 120가구 300여명의 주민이 농업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다.

평범한 농촌이었던 복거마을은 2007년 2월 신양복리와 보개면 양복리 등이 행정안전부의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호랑이가 사는 미술마을'로 거듭났다. 시는 7개 마을을 묶어 전체를 '두리마을'(www.doori7.co.kr)로 명명했고, 공간을 재창조하고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45억여 원을 투입했다. 시와 주민들은 호랑이 해에 복거마을을 포함한 두리마을이 수도권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술마을 만들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대안미술공간소나무의 최예문 과장은 "주민 및 예술가, 대학생 등의 협업으로 전통적 농촌 마을에 역동적인 예술촌의 이미지를 더했다"며 "복거마을은 생활 속 예술을 체험하는 새로운 유형의 미술관"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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