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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인터뷰]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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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인터뷰]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입력
2010.01.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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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15일 "민주당이 나를 '갈릴레오 갈릴레이'로 만들려면 징계하라"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처리로 민주당 징계위에 회부된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추 위원장은 "당이 우왕좌왕하는 상황에서 단기필마로 풀었다"며 "당은 내가 배신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중산층 서민 등 당 지지층이 좋아하는 결론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추 위원장은 또 "민심을 잘 읽고 대응해야 할 야당에게는 단일지도체제보다 집단지도체제가 적합하다"며 "민주당은 스스로 쇄신하지 않으면 쇄신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위원장은 서울시장, 당권, 대권 도전 의사에 대해서는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우리 정치 환경이 크게 진화해 여성지도자에 대해 어떤 의문도 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이영섭 정치부 차장

노조법 黨징계 나를 갈릴레이 만들려면 그렇게 하세요

민주당 리더십 집단지도체제 바람직… 시스템 바꿔야죠

추다르크 별명 만나본 사람은 무섭지 않다고 하는데…

서울시장 출마 정치는 욕심낸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추 위원장이 통과시킨 노조법의 의미부터 설명해주시죠.

"이 법은 노동단체의 기득권, 경영계의 편의주의로 인해 13년 동안 유예돼왔습니다. 그만큼 이해 대립도 첨예합니다. 지난해 정규직 문제를 풀 때도 서민, 근로대중, 사회적 약자 보호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했듯 이번에도 본질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당리당략 관점이나 힘으로 풀릴 수 없었습니다. 합리성과 내용을 갖고 돌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주당에서 환노위 의결 과정의 절차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환노위 위원들에게 토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위원들을 상대로 질서유지권을 행사했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원에게 끝장토론 기회를 주었지만 민주당 위원들이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회의장 입장을 막았다는 부분도 사실과 다릅니다. 국회 경위에게 환노위 위원들만 입장시키라고 했고, 그래서 민주당 김재윤 의원이 잠시 회의장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노조법 개정에 대한 민주당 당론이 없었다는 논란은 어떻게 된 겁니까.

"처리 직전 박지원 정책위의장이 유인물을 들고 와 당론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안 형식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발의해 놓은 의원안이 있으니 수정동의안이라도 내라고 했지만 그것도 거부했습니다. 제가 협상할 기회를 안 드린 게 아닙니다."

-당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논란과 비난이 예상되는 강행처리를 택할 수밖에 없었나요.

"마지막 순간에는 선택만 남은 겁니다. 논리로도 안 되고, 헌법에도 맞지 않으면 선택만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제가 우물쭈물하다 혼란을 방치했다면 국민과 당이 책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자기 안대로 직권상정 하는 것을 방임했어야 하는 겁니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당에 서운한 점이 많았다는 거군요.

"복수노조 경쟁시대에는 창구 단일화가 대안일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권도 보호해야 하고, 여당에 직권상정 명분을 주지 않고, 현장의 혼란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정세균 대표도 2006년 8월 인터뷰에서 복수노조 허용 시 창구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당 대표가 앉아있는 당에서 당론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겁니까. 국민이 좋으면 당에게도 좋은 것 아닌가요. 당이 우왕좌왕하는 상황에서 단기필마로 풀었습니다. 중산층 서민 등 당 지지층이 좋아하는 결론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윤리위에 회부한다고요? 역사의 갈릴레이로 만들려 한다면 그렇게 하세요."

-산별노조 단체교섭권을 포기한 이번 법안은 악법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그런 주장을 하는 민주노동당의 태도는 모순적입니다. 복수노조 시대를 겉으로는 환영하지만 달갑지 않다는 겁니다."

-당 윤리위가 19일 중징계 결정을 내려도 수용하실 겁니까.

"당 지도부도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안을 당론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뭐가 해당행위라는 겁니까."

-최악의 경우에는 불복할 수도 있습니까.

"당 대표에게 묻겠습니다. 선당후사(先黨後私)라고 말씀하시는데, 국민과 지지층을 먼저 생각하는 선민후사(先民後私)해야 당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 아닙니까."

-현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당은 정치적 자원이 많아 일사불란한 단일지도체제가 적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국민이 받쳐주지 않으면 동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야당은 그래서 국민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야 합니다. 야당에게는 단일지도체제보다는 집단지도체제가 바람직합니다. 지금은 거꾸로 돼 있죠.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

-5월 상임위원장 임기를 마친 뒤 정치적 꿈은 무엇입니까. 일부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나 당권 주자, 대선주자로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번 사안을 꿈과 연결시키는) 그런 질문이 제일 곤혹스럽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변화시키느냐, 그렇지 않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관계의 한가운데 빠졌지만 어렵사리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사심이 깃들었다고 하면 곤란하죠. 그래서 서운한 심정도 있습니다. 친정인 민주당에서는 추한(추미애ㆍ한나라당)연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전 노사의 중심추가 될 겁니다."

-질문에 답을 안 했는데요.

"지금은 그런 답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정치는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정치에 입문한 지 15년이 넘었습니다.

"15년의 의미가 가볍지 않죠. 정권 교체, 정권 재창출 등 변화하는 현장의 최일선에 있었고, 당이 분열될 때 민주당의 뿌리를 지키느라 간난신고도 겪었습니다. 시대 변화와 운명처럼 맞닥뜨렸고, 저는 조금 더 앞장서서 고민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요.

"정치인은 힘들다고 하면 안되죠. 힘들어도 이겨내야겠다고 노력해왔어요. 돌아보면 탄핵정국 속에서 야당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삼보일배에 나설 때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노조법 처리 후 외롭다고 말했고, 최근에는 '링컨의 결단' 등을 종종 언급했습니다.

"오해 받는 상황이 괴롭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그 위치에 갖다 놔도 제 양심의 거울에 비춰 부끄러운 게 없었습니다. 그 위치에 갖다 놓으면 바보스럽게도 다시 그렇게 결정할 것 같아요. 지금 원래 우리(민주당)가 지향했던 게 뭔지 일깨우고 싶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 민주당에도 기회가 올 거라고 봅니다."

-일과 가정을 함께 꾸려야 하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남달리 느끼는 점도 많을 텐데요.

"굉장히 어렵죠. 한국일보도 신년특집으로 일하는 여성의 어려움을 다루는 '워킹 맘을 부탁해'를 게재하고 있는 데 기사 내용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습니까.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집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없죠. 남자의 자존심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여성이라면 그런 협곡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하는데 정치권은 오죽하겠어요."

-같은 여성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어떻게 보십니까. 박 전 대표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매력을 평가하기 이전에 박 전대표는 한 계파를 거느린 리더십을 보이고 있죠. 대단한 힘입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정치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화했습니다. 벌써 여성 리더십에 대해 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그런 단계에 이미 와있습니다. 외교력, 조정능력 등이 중요해지는데 한국 같은 경우 남북관계에서 그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고 준비가 돼 있는지 이해관계를 어떻게 돌파하는지 그런 게 중요해졌습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 때문에 너무 강해 보인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제가 좋다 나쁘다 하기 전에 붙은 별명인데 필요할 때 나타나면 좋다고 봅니다. 모두 몸 사리는데 도전하는 건 괜찮죠. 다만 불필요한 오해는 있는 거 같습니다. 저를 만나본 사람들은 '무서운 줄 알고 있었는데 아니네요. 자주 좀 보여주세요'라고 합니다."

-노조법 때문에도 오해를 많이 사셨죠.

"저는 남의 얘기 안 듣는 사람이 아닙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나는 원 없이 얘기했다. 상황이 그런가 보더라' 정도는 돼야 하잖아요. 그래도 결단이 필요할 때는 헌법 원칙과 국회 관행, 현실과의 조화 등을 따져야 하고 그 순간에는 추다르크다워야 하는 거죠. "

-한 당직자가 '한명숙 전 총리가 안 되면 추 위원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밀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 노동법 통과 때문에 당 내 인심을 잃어 어렵게 됐다'고 하던데요.

"먼저 민주당은 스스로 쇄신하지 않으면 쇄신당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국민참여당이 창당하는 등 야권 분열의 조짐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으로선 지방선거에서 선택의 기회가 넓어지는 것입니다. 당의 진로를 고민하고 세력분열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던 제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시장을 해, 말아' 그런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국민들과 지지층은 다 알고 있습니다. 저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득권 포기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말로만 선당후사를 하면 뭐합니까. 저는 행동으로 선민후사를 보여드린 겁니다. "

●추미애는

-1958년 대구 출생

-耭榮?법학과 졸업

-사법시험 24회 합격

-춘천지법 판사, 광주고법 판사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입당

-새천년민주당 총재 비서실장, 최고위원

-노무현 후보 국민참여본부 공동 본부장

-15 16 18대 국회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정리=정상원 기자 ornot@hk.co.kr

이동현 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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