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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대참사/ "물도 없다" 성난 이재민 밤마다 폭도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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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대참사/ "물도 없다" 성난 이재민 밤마다 폭도 돌변

입력
2010.01.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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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발생 6일째인 17일(현지시간)에도 기적적 구조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몰자의 신음과 구호요청소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국제사회 구호작업의 초점도 매몰자 구출에서 구호물품 전달통로 및 수단 확보로 전환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전세계로부터 구호물자와 장비, 인력이 몰려들어도 대부분 인근 해상이나이웃 도미니카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국제적십자 추산 350만명의 아이티 이재민들은 식량은커녕 마실 물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다.

무너진 생필품 상점이 밀집돼 있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도심구역은 폭도들이 점거, 이들 사이에 집단폭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진 이후 포르토프랭스의 공원에서 노숙해온 한 대학생은 "밤만 되면 도심에서 폭동이 벌어지고 우리는 아직 마실 물조차 없는 상황인데, 구호 트럭들은 우릴 못 본 척 지나간다"고 NYT에 말했다.

구호물품은 지진발생 5일째인 16일부터야 본격 공급되기 시작했다. 공급 지연 상황을 놓고 미국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이티 정부로부터 항공 관제권을 넘겨 받은 미국은 지진발생 이후 헬기를 포함, 매일 200여편의 항공기를 아이티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현지 치안확보를 위한 군 병력 투입과 자국민 철수에 사용해 비난 받고 있다.

프랑스의 구호기 2대가 15일 착륙 허가를 받지 못하고 회항하자, 프랑스 정부가 미국 대사관에 공식 항의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구호식량ㆍ물, 약품들을 실제 배분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요원조차 우선순위에 밀려 이틀 동안 발이 묶여있다 16일에 도착했다.

16일 아이티에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사실상 아이티 정부청사 기능을 하고 있는 포르토프랭스 공항에서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과 만나 "미국은 계속 여기 있을 것"이라며 장기 지원의사를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아이티 북부 카프아이시앵의 컨테이너항구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물자 수송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항공기들이 착륙장소를 찾지 못해 다시 도미니카 산토도밍고로 돌아가는 등 수송난은 계속되고 있다. 미 해군 헬기는 착륙할 곳을 찾지 못해 공중에서 축구경기장에 비상식량과 음료를 떨어뜨려 식량을 확보하려는 200여명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투석전이 벌어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유엔 관계자는 "아이티 강진은 유엔 설립 이후 최악의 재앙"이라며 보다 적극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 지진에 희생된 헤디 안다비에 이어 새로 유엔 아이티 책임자로 임명된 에드몽 뮬레는 "아이티 재건을 위해 5억6,000만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18일 아이티 지원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한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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