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시체 안치소가 된 아이티에서 생존자들은 이제 '2차 피해'에 직면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열대성 질병이 퍼질 것으로 우려된다. 굶주린 난민들은 폭도로 돌변 15일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창고에 비축해둔 구호식량을 약탈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곳곳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약탈 등 지진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악취에 코만 간신히 틀어 막은 채 맨손으로 시체들을 뒤지며 가족을 찾고 있는 생존자들은 전염병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다. 포르토프랭스의 한 병원 원장은 질병이 또 다른 재앙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체들이 태양 아래 방치된 채 썩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로 부패가 가속화하고 있다. 거리는 이미 악취로 가득하다.
지진 피해 전문가들은 열악한 위생상태에서 가장 시급한 건 식수라고 말한다. 아이티 사람들 대부분은 하룻동안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지 국제기구나 구호단체들도 피해를 입어 물자를 공급하고 나눠줄 사람이 부족하다.
구호물자가 늦어지면서 급기야 화난 군중들이 사망자의 시신으로 벽을 쌓아 길을 막는 등 끔찍한 풍경까지 연출됐다. 현지에 있는 미 타임지 기자는 시내 두 곳 이상에서 이런 광경을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치안도 불안하다. 구호품 배급이 늦어지면서 식료품 약탈행위가 곳곳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수도 포르토프랑스의 밤 거리를 갱들이 접수했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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