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 치러지는 미 매사추세츠주(州) 상원 특별선거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면서 선거전이 오바마 개혁의 사활을 건 전면전 양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9월 별세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후임자를 뽑는다.
매사추세츠는 미국 내에서 진보성향이 가장 강해 민주당의 '아성'으로 꼽히는 곳이다. 현재 상원과 하원, 주지사, 주요 연방 선출직 공무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의 마사 코클리 후보가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 후보에 50 대 41로 앞선 상태다.
그러나 브라운 후보가 이번 선거를 건보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몰고 가면서 선거판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해 민주당도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상원의원으로 활동해온 브라운 후보는 주의회가 2006년 건보개혁 법안을 통과시킬 때 찬성표를 던졌으나, 이번에 입장을 180도 바꿔 오바마 건보개혁 저지의 전위대 역할을 공언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의 건보제도를 자신의 건보개혁의 모델로 삼아왔다.
민주당으로서는 건보개혁에 부정적인 여론이 판세를 흔들어 브라운 후보가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할 경우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저지하는 '슈퍼 60석'의 지위를 잃게 돼 건보개혁안 통과가 좌절될 수 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명을 포함, 60석(공화 40석)을 갖고 있어 건보개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단 한 명의 상원 이탈도 있어서는 안 되는 다급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패배할 경우를 대비해 다음달로 예상되는 건보개혁안 상원 표결에 영향이 없도록 선거 결과를 인증하는 절차를 한달 이상 지연하는 편법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상황이 절박해지자 민주당은 백악관은 비롯한 당 수뇌부가 대거 선거지원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이번 선거는 정말로 중요하다"며 선거자금 기부를 호소하는 이메일을 유권자들에게 발송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8일 현장 지원유세에 나섰으며, 수술을 받고 요양중인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도 휴가를 단축하고 유세에 합류할 예정이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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